통신업계가 갈수록 혼탁해지고 있다.IMT-2000 동기식 사업자 선정 이후 비대칭 규제(차별 규제), IMT-2000 주파수 할당 문제 등 핵심 쟁점을 놓고 벌이는 통신업체들의 홍보전이 가열돼 비방전으로 번지면서 ‘이전투구(泥田鬪狗)’ 양상을 빚고 있다.
그러나 통신요금 인하 문제에서는 한 목소리로 ‘절대 불가’를 외치는등 자기네 밥그릇만은 챙기려는 상반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먼저 포문을 연 쪽은 LG텔레콤(019). 지난 8월 25일 동기식IMT-2000 사업권을 딴 직후 정치권과 언론 등에 보낸 자료를 통해 “후발사업자(LG텔레콤)가 경쟁력을 가질 때(시장점유율 20%)까지 선발사업자(SK텔레콤)를 규제해야 한다”며 구체적으로 SK텔레콤을 규제할 8가지 방안을 제시하는 등 공세를 취했다.
LG텔레콤이 총대를 메자 KTF(016)도 기다렸다는듯 언론에 자료를 배포, “접속료, 전파사용료를 SK텔레콤과 차등적용해야 한다”며 SK텔레콤 공격에 가세했다.
그러나 LG텔레콤과 KTF의 ‘공조 체제’는 이후 LG텔레콤이 “독점기업(한국통신)의후신인 KTF도 SK텔레콤과 마찬가지로 독점 규제의 대상이 되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깨지고 말았다.
KTF는 “KTF는 관련 법 규정은 물론 선진국 기준으로도 시장 지배적 사업자가 아니다”며 “SK텔레콤을 상대로 힘을 합쳐야 할 판에 LG텔레콤이 자사에게만 유리한 주장을 펴고 있다”고 맞받아쳤다.
SK텔레콤은 LG텔레콤과 KTF의 연합공격에 공식적인 대응은 자제하고 있으나 이들 업체 주장의 부당성을 알리기 위한 특단의 대응 조치를 강구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IMT-2000 주파수 문제를 놓고도 업체끼리 티격태격하고 있다. 비동기식사업자인 SK텔레콤은 일본 NTT도코모와의 국제로밍 등을 이유로, 동기식 사업자인 LG텔레콤은 정부의 ‘동기식 사업권자에 주파수 우선 할당 약속’을 이유로 서로 B대역 주파수를 갖겠다며 치열한 홍보전을 전개하고 있다.
하나로통신과 한국통신은 유선시장의 비대칭 규제문제로 치열한 공방전을 벌이고있다. 하나로통신이 13일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시내전화 접속료 인하 등 한국통신을 규제할 4개 방안을 정부에 촉구하자 한국통신은 “유선시장의추가 비대칭 규제는 불필요하다”며 맞받아치는 등 공방을 벌이고 있다.
황상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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