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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이슬람연구 아직 초보단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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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이슬람연구 아직 초보단계

입력
2001.09.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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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심장부를 강타한 테러 이후 이슬람은 테러집단으로 몰리고 있는 느낌이다. 미국은 확증을 내놓지 못하면서도 보복전쟁을 선언했다.이처럼 코너에 몰린 이슬람의 실체는 과연 무엇인가. 그리고 이번 사태의 발단이 된 중동 분쟁의뿌리는 무엇인가.

유감스럽게도 국내 이슬람 연구는 초보 단계다. 피상적 개설서가 아닌 깊이 있는책은 별로 없다.

미국이나 유럽의 이슬람 연구는 이미 오래 전 시작됐고, 일본만 해도 중동권의 세계사적 중요성을 충분히 인식한 정부의 적극적 배려에힘입어 많은 연구가 쌓여있다.

이슬람 역사와 문화를 이해하는 데 좋은 책으로는 버나드 루이스가 엮은 ‘이슬람문명사’(이론과실천), 해밀턴 깁의 ‘이슬람’(주류성), 안네마리 쉼멜의 ‘이슬람의이해’(분도출판사)를 꼽을 수 있다.

루이스, 깁, 쉼멜은 모두 이슬람 연구의 대표적 권위자들이다.루이스의 ‘이슬람 문명사’는 여러 전문가들이 지역별ㆍ주제별로 집필해 체계적이고 포괄적이다.

깁의 ‘이슬람’은 종교적 측면에 초점을 맞춰 이슬람 변천사를 다룬,작지만 아주 잘 쓰여진 책이다.

국내 학자가 쓴 본격적인 이슬람 소개서로는 김정위 등의 ‘이슬람사상의 형성과 발전’(아카넷), 손주영의 ‘이슬람 할리파제사’(민음사)를 들 수 있다.

손주영의 책은 신정(神政) 일치의 정점인 칼리프 제도를 통해 이슬람권에서 종교가 현실정치에 어떻게반영되어 왔는지 고찰한다.

좀 더 가볍게 읽을 수 있고 아랍인의 생각과 사는 방식을 소개하는 책으로는 공일주의‘아랍문화의 이해’(대한교과서), 사니아 하마디의 ‘아랍아랍인’(큰산) 등이 있다.

중동분쟁을 다루는 책은 꽤 나왔다. 현존 최고의 중동학 대가인 버나드 루이스의대작 ‘중동의 역사’(까치)는 이 오랜 반목의 뿌리를 보여준다.

최근 번역된노엄 촘스키의 ‘숙명의 트라이앵글’(이후)도 팔레스타인-이스라엘-미국의 삼각관계를 객관적이면서 비판적 시각에서 깊이 있게 파헤친 고전적 저작이다.

행동하는 지성으로 유명한 촘스키의 눈을 통해 독자는 CNN이 전파하는미국 편향적 시각의 위험을 교정할 수 있다.

국내 학자의 저술로 하경근의 ‘중동현대정치’(박영사), 유공조의 ‘중동분쟁사’(서원), 이병승 등의논문집 ‘걸프전쟁과 아랍민족운동’(눈)이 있다.

좀 딱딱하지만 애써 읽는 수고를 할만한 책들이다. 특히 ‘걸프전쟁과…’는 진보적 소장학자들의 시각을 담고 있다.

한편 미국 테러 이후 날개 돋친듯 팔리고 있는 새뮤얼 헌팅턴의 ‘문명의충돌’(김영사)은 이슬람이 서구 중심의 세계 질서를 강타할 것을 예견한 책으로 유명하다.

그러나 이 책은 지나치게 이분법적이며 백인우월주의에 사로잡혀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반면 하랄트 뮐러의 ‘문명의공존’(푸른숲)은 국제분쟁을 문명충돌이 아닌 인종과 영토 갈등으로 분석하면서 헌팅턴의 주장을 반박하고있다.

오미환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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