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서울시립대를 시작으로 2학기 수시모집 (심층)면접ㆍ구술고사와 논술시험이속속 진행되고 있다.대다수 대학의 시험일정이 남아 있어 섣불리 속단할 수는 없지만, 출제 경향을 세 가지 정도로 압축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먼저 대학별로 기본소양평가 문제 형식이 다양해졌다. 1학기 수시모집 기본소양평가에서는 대학마다 시사문제와 자기소개서 관련 질문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하지만 2학기 수시모집에서는 양상이 조금 달라졌다.
경희대는 ▦우리나라의 국가 이미지에 대한 평가 ▦사진과 그림이 갖는 미적 가치의 차이 ▦刮目相對, 他山之石, 塞翁之馬등의 고사성어 독음 읽기 및 풀이 등을 출제, 기존의 방식과 차별화를 이뤘다.
이 대학은 또 ‘대학정문을 들어서는데 비가 내리기 시작했는데 뛰는것이 빠르냐, 걷는 것이 빠르냐’, ‘수험생이 A시의 시장이라고 가정, 제시된 AㆍB 두도시의 통계자료를 비교 분석해 A시의 도시적 기반을 살펴보고 A시의 경제ㆍ사회ㆍ문화에 대한 문제점과 발전방향에 대해 1,300~1,400자 이내로논술하시오’와 같은 이색적인 문제를 내기도 했다.
한양대는 사회 문제의지식보다는 가치관에 초점을 맞춘 문제를 냈으며, 서울시립대에서는 ▦고전을 어떻게 이해하고 정의해야 하는 지를 자신의 독서경험에 비춰 설명하기 ▦정보격차ㆍ정보불평등의 문제에 대한 대응방안 등의 문제가 나왔다.
면접ㆍ구술고사의 비중을 감안할 때 이 같은 변화 양상은 대학마다 더욱 확산될 것으로 분석된다.
두 번째 특징은 영어 문제가 많아졌다는 점이다. 1학기 수시모집에서 일부 대학에 국한됐던 영어문제가 이번에는 거의 모든 대학에서 계열과 무관하게 출제됐다.
특히 인문계열에서 이 같은 현상이 두드러졌다. 한양대는 인문계열 집단토론에서‘토착민의 삶의 방식’에 관한 영어지문을 제시했으며, 서울시립대는 인문계열선택문제로 ▦TV 역사드라마▦교통규범에 대한 영어지문을 제시했다.
또 고려대 인문계열 면접ㆍ구술고사와 논술고사(언어영역)에 영어 지문이 등장했으며, 경희대도 자연계열 지필고사문제에 영어지문을 냈다.
중앙교육진흥연구소 김영일 평가 이사는 “영어지문출제는 학생들의 영어실력을 평가할 수 있을 뿐아니라 변별력과 객관성을 확보할 수 있는 ‘두 마리 토끼’를잡을 수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 더욱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따라서 앞으로 수시모집을 치러야 할 수험생은 제한된 시간(대체로 10분 내외)에400~600자 안팎의 영문지문을 독해하고 글의 핵심 내용에 대해 자신의 입장을 정리하는 훈련하면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영문지문의 난이도는 대체로 평이했다는 평가다.
세 번째, 자연계에서 수학 문제가 더 강화되었다. 교과지식을 묻는 문제의 출제빈도가높아졌다. 간단한 수학문제 풀이에서부터 정의와 용어 설명, 증명문제, 응용문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문제의 유형이 나왔다.
고려대는 별도의 수학관련지필고사를 치렀고, 한양대와 서울시립대도 주관식 수학문제에 상당한 비중을 두었다.
수학문제는 풀이과정이 중요하기 때문에, 기출문제를 꼼꼼히 풀어보고 핵심개념과 공식을 정리하되, 특히 출제빈도가 높은 행렬, 미ㆍ적분, 함수 등에 철저히 대비하라는 게 입시전문가들의 조언이다.
김성호기자
s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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