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19일 전례없이 이른 아침에 금리인하를 발표한 것은 주식시장에 대한 극적인 효과를 기대하는정책당국의 의지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하지만 이날 주식시장의 반응은 이러한 기대를 무색케 했다.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1.82포인트 올라이틀째 반등세를 이어갔지만, 개인투자자들의 충동적 매매와 기관들의 ‘비자발적’ 매수를 감안하면 금리인하의 약발은 거의 없었던 셈이다. 여전히 지배적시장참여자인 외국인들은 매도세를 늦추지 않고 있으며, 기관들도 언제 주식을 내다 팔지 알 수 없는 불안한 장세다.
■흐름 바꾸기엔 역부족
금리인하가 주식시장에 호재인 것은 분명하다. 올 들어 이미 4차례나 금리인하가 이뤄졌다는 점도 시중 자금의 주식시장 유입 기대감을 높여준다. 하지만 경기회복, 즉 펀드멘털에대한 확신이 서지않는 한 금리인하가 주가상승으로 이어지기는 쉽지않다.
LG투자증권 황창중 투자전략팀장은 “심리적 안정효과는 기대할 수 있으나 단순히 금리가 낮아진다고 해서시중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유입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미국의 군사행동으로 인한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이 해소될 때까지는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말했다.
그는 또 “금리인하가 경기에 영향을 주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며 “당분간은 경기에 덜 민감한 내수주를 중심으로 한 투자전략이 바람직하다”고밝혔다.
■열쇠는 밖에 있다
결국 미국을 중심으로 하는 세계경제가 동반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는 한 국내적인정책 대응을 제한적인 효과에 그칠 수 밖에 없다.
미래에셋증권 이정호 연구위원은 “국내 시장 유통주식의 80%를 점유하고 있는 외국인의 펀딩금리는국내 금리가 아니라 미국 등 해외 금리의 영향을 받는다”며 “이들이 매도세를 멈추지 않는 한 대세 반전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위원은“금리가 떨어지면 결국 주식시장으로 돈이 들어오지 않겠느냐는 막연한 기대가 있으나, 일본의 경우 제로 금리에도 불구하고 주식시장은 침체를 벗어나지못하고 있다”며 “리스크를 받아들일 수 있는 투자자군이 아직은 크게 형성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교보증권 임송학 투자전략팀장도 “미국 테러사건의 충격은 어느 정도 해소된 듯하나, 향후 미국의 군사행동에대한 불확실성이 주가를 한단계 더 끌어내릴 가능성이 있다”며 “현재로선 증시를 떠받칠 뾰족한 재료를 찾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상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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