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만 습격, 이란회교혁명에 따른 2차 오일쇼크, 걸프전 등 미국이 연루됐던 주요 역사적 분쟁사건 가운데 이번 테러 대 참사는 ‘걸프전’형에 가장 근접해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삼성경제연구소는 19일 테러참사 분석보고서를 통해 이번 사태는 충격의 초기강도나 피해규모, 불시대형공격이란 측면에선 진주만 피습과 유사하고 경제침체기에 발생했던 대형사건이란 점에선 2차 오일쇼크와 비슷하지만, 미국의 대응방식과 이에 따른 향후 전개방향은 걸프전쪽에 가깝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경제적 측면에서 볼 때 진주만습격은 미국에 전쟁특수(特需)를 제공, 결과적으로 대공황을 벗어나는데 크게 기여 했다.
진주만 습격이 발생했던 1941년 미국의 실업률은 9.9%에 달했으나 실업자를 군수산업이 흡수함으로써 43년 1.9%로 낮아졌고, 국민총생산(GNP)규모는 1,241억달러에서 1,916억달러, 민간소비지출은 806억달러에서 993억달러로 급팽창했다.
반면 70년대말 2차 오일쇼크는 세계경제 침체기에 발생, 미국을 포함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의 평균성장률을 78년 3.9%에서 80년 1.0%로 하락시키는 등 불황을 더욱 부추겼다.
걸프전의 경우 전쟁초기엔 생산감소 물가상승 소비냉각 등 실물경제 위축이 발생했으나 공습이후 불확실성이 제거되면서 세계 경제는 상승세를 탔다. 미국 다우지수는 걸프전 개전 후 3주간 4.3% 하락했지만, 한 달 후 17% 상승했으며 6개월후엔 18.7%까지 올랐다.
삼성연구소는 “이번 테러사태가 단기적 충격에도 불구하고 걸프전처럼 미국의 승리가 확실해져 상존하는 중동지역의 불확실성이 감소한다면 중단기적으로는 경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성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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