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와 자민련 김종필(金鍾泌) 명예총재의 만남은 DJP공조 붕괴 후 2야 공조의 시작이라는 측면에서 시사하는 바가 적지않다.두 사람은 18일 회동결과 발표를 통해 “앞으로 수시로 만나 정국 현안을 협의키로 했다”고 밝혀 이날 만남이 단발성이 아님을 확인했다.
김 명예총재는 “앞으로도계속 협력하느냐”는 물음에 “두고 봐요. wait and see”라고 답했는데 이말에서도 희망적인 뉘앙스가 묻어났다.
한나라당은 무엇보다 이 총재가 ‘큰 정치’의 모습을 보여줬다는 점이 만족스럽다. 선택적이긴 하지만 2야 정책공조의 틀을 구축, 야당 중심의 국회운영의 기반을 만들었다는 것도 무시할 수 없는 소득이다.
마찬가지로 자민련은 김 명예총재가 활동공간을 넓힘으로써, 흔들리는 당을 추스를 수 있게 됐다. 대북문제 등에서 한나라당과 보조를 맞추면서 보수컬러를 선명히 드러낼 수 있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2야 공조의 지속 여부는 양당이 어떻게 윈-윈(win-win)의 결과를 계속 만들어 낼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현재까지는 정국 흐름상 언론사 세무조사 국정조사, 방송법 개정 등에서 2야가 무리 없이 보조를 맞출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하지만 양당의 정책공조가 정치적 공조로 쉽게 이어질것 같지는 않다. 자민련은 교섭단체 구성을 위한 국회법 개정에 목을 매고 있는데, 한나라당이 적어도 겉으로는 이 문제에 대해 적극성을 보이지 않고있기 때문이다. 상당수 한나라당 의원들이 자민련에 대해 근원적인 불신을 갖고 있는 것도 걸림돌이다.
■양당 대변인 일문일답
한나라당 권철현(權哲賢) 자민련 변웅전(邊雄田) 대변인 일문일답.
_정책협의회를 구성한다고 했는데 양당이 공조한다는뜻이냐.
“두 분이 수시로 만나고, 양당 3역이 긴밀히 협의키로 했다. 양당 정책이 국회서 발현되도록 노력한다는얘기다(변웅전). 양당이 협력하겠다는 의미는 분명하다(권철현).”
_언론 국정조사 때 공조가 이뤄지나.
“기조를 같이 한다는 것은 서로 협력키로 했다는 뜻으로 생각한다(권철현).”
_한나라당이 자민련의 정치적 실체를 인정하는 듯 한데교섭단체 구성 문제에도 협조할 것인가.
“실체를 인정하고 협력하는 것과 교섭단체 문제는 별개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전혀 이야기가 없었다.이 총재가 ‘더 이상의 밀약은 없다’고까지 말했다(권철현). 두 분이 만났다는 데 큰 뜻이 있다. 이제 걸음마가 시작됐다(변웅전).
최성욱기자
feelchoi@hk.co.kr
이동국기자
eas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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