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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비교된 韓ㆍ美 증시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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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비교된 韓ㆍ美 증시대책

입력
2001.09.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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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너무 늦어 윗분들한테 연락을 못했습니다. 아직 아무런 지시가 없고요.”세계무역센터 건물이 붕괴된11일 밤 11시30분께. 다음 날 증시 개장 여부를 묻는 질문에 증권거래소 관계자는 이렇게 답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는 신속하게 휴장을 결정했지만 우리 증권거래소는 개장 여부에 대한 검토조차하지 않고 있었다.

1시간 뒤 증권거래소는 정상 개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잠시후 금감위는 폐장도 배제하지 않겠다고 엇갈린 의견을 내놨다. 결국당국은 12일 오전 7시30분 경제장관 간담회를 개최, 증시를 낮12시부터 오후3시까지 단축 개장키로 했다.

이러한 혼선은 결국 시장의충격을 증폭시켰다. 12일 우리 증시는 개장하자마자 12%나 폭락하면서 거래가 정지됐다.

뉴욕증권거래소가 재개장된17일 밤10시30분. 한국의 개미 투자자들은 미 증권당국의 철저한 준비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면서 착잡한 심정에 빠졌다. 개장식의 타종은테러 현장의 구조대원과 자원봉사자가 맡아 극적인 효과를 키웠다.

희생자들에 대한 묵념과 개장전 울려 퍼진 미국 찬가는 시장 참여자들이 심리적 안정을찾는 데 크게 기여했다. 폴 오닐 재무부장관,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민주당), 루돌프 줄리아니 뉴욕시장 등이 직접 나서 트레이더들을 격려하는 모습도 우리 당국자의 모습과는 너무 대조적이었다.

일종의 쇼 였지만 뉴욕 증시는 당초 폭락 전망과는 달리 7% 내외의 하락에 그쳤다.

테러사건 이후 증시 하락폭은 각국의 증시 안정대책 성적표나 마찬가지이다. 적어도 금융시장에서 이번 테러사건의 가장 큰 피해자는 무책임한 당국자를 둔 한국의 개미 투자자였다.

박일근 경제부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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