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경찰서는 18일 고급 승용차를 할부로 구입한 뒤 특급호텔 등에서 ‘재미동포 재벌2세’를 사칭, 20대 여성 10여명과 결혼하자고 속여 성 관계를 갖고 금품을 뜯은 혐의(사기 등)로 박모(31ㆍ무직)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박씨는 지난달 15일 서울 용산구 H호텔내 J클럽에서 이모(23ㆍ여)씨에게 접근, 재미동포 재벌2세라고 속여 성 관계를 맺은 뒤 이씨의 신용카드를 건네 받아 490만원을 인출하는 등 같은 수법으로 20대 여성 10여명으로부터 1억원을 가로챈 혐의다.
경찰조사 결과 박씨는 “미국에서 몰던 고급 스포츠카가 도착하면 지금 임시로 몰고 있는 고급 승용차를 주겠다” “미국에서 거액의 돈이 통장으로 들어오니 신용카드를 빌려 달라”는 등의 말로 피해자들을 속여온 것으로 밝혀졌다.
사기죄로 지명수배돼 도피 중인 박씨는 ‘제임스 박’이란 가명을 사용하며 건네 받은 신용카드를 2, 3일간 사용한도까지 쓴 뒤 잠적, 다른 호텔에서 또 다른 범행 대상자를 물색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박씨의 건장한 체격과 고급 승용차, 재미동포 재벌2세라는 말에 피해자들이 쉽게 넘어갔다”면서 “피해자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 중”이라고 말했다.
정진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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