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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 / '추어탕' 걸쭉한 국물…영양도 걸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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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 / '추어탕' 걸쭉한 국물…영양도 걸쭉

입력
2001.09.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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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낮으로 기온이 오르락 내리락 하는 환절기다. 건조한 공기 탓인지 감기는 극성이고 내장 속까지 말라붙는 느낌이다.슬슬 국물이그리워지는 계절이 됐다. 이럴 때 뚝배기에서 절절 끓인 추어탕 한 그릇으로 속을 달래는 것은 어떨까?

걸쭉한 국물에 구수한 맛이 일품인 추어탕은 영양만점 보양식이다. 여름 한 철 보신탕이 보양식을 평정했다면, 이제는 추어탕이 제철.

추어탕은 논에서 잡히는 미꾸라지를 삶은 뒤 잘게 갈아 쌀 뜬 물에 넣고 우거지와 함께 끓이는 방식이 일반적인 요리법이다. 완성된 국물에 매운 고추와파 등을 넣고 밥 한 그릇을 말면 든든한 한 끼 식사가 된다.

추어탕은 영양면에서 그 진가를 발휘한다. 양질의 단백질이 주성분으로 철분, 칼슘 등이 다른 동물 식품에 비해 풍부하기 때문에 자양강장식으로손 꼽히는 요리다.

특히 소화능력이 떨어지거나 큰 병을 앓은 뒤 회복기에 접어든 환자들에게 권장되는 영양식이다.

추어탕은 크게 서울식과 남도식, 두 가지로 나뉜다. 미꾸라지를 뼈째로 갈아 형태를 알아볼 수 없는 남도식 추어탕은 전북 남원시를 중심으로 전라도 지방에서 발달한 요리다.

서울식은 이와 달리 끓인 다음에도 미꾸라지의 형태가 남아있다는 점이 특징. 추어탕에 처음 도전하는 사람이라면남도식을, 미꾸라지의 제맛을 느껴보고 싶다면 서울식 추어탕을 고르면 된다.

서울 시내에는 남도식 추어탕으로 유명한 집이 많다. 그 중에서도 서울 정동에 있는 남도식당(02-756-5945)은 광화문 일대직장인들 사이에서 첫 손 꼽히는 추어탕 집이다.

오전 11시 30분부터 문을 여는데, 조금만 늦어도 30분 이상 줄을 서 기다려야 한다. 특별히다른 식당과 차별되는 맛은 없지만 추어탕 맛의 기준처럼 인식되고 있는 곳이다.

충무로 극동빌딩 뒷편 먹자골목에 있는 옛날 추어탕(02-2265-9365)도 작은 가마솥에 끓여 내는 추어탕 맛이 일품이다.

꽁보리밥에 살짝 데친 콩나물, 양념장을 넣어 비벼 먹은 뒤 추어탕 한 수저를 맛보면 구수함이 더해진다.

용산에 있는 남원추어탕(02-792-8863)은 잘게간 미꾸라지와 우거지가 어우러지는 남도 본토의 맛을 자랑한다. 밑반찬도 남도식으로 깔끔하다.

형제추탕(02-919-4455)의 서울식 추어탕은 나이 든 사람들에게 특히 인기다. 70년 전통의 맛으로 미꾸라지 모양이 그대로살아 있는 ‘추탕’ 메뉴가 잘 나간다.

바삭바삭한 미꾸라지 튀김도 별미다. 대부분의 식당이 추어탕 한 그릇에7,000~8,500원을 받는다.

■추어탕 집에서 만들어 보세요

붉은 고무통 안에서 몸부림치는 미꾸라지. 주부들이 가장 징그러워하는 생선 중 하나다. 하지만 가족의 건강을 생각하면서 손수 집에서추어탕을 만든다면 정성과 맛이 어우러진 훌륭한 요리가 된다.

조리는 미꾸라지 손질부터 시작된다. 미꾸라지를 24시간 이상 물 속에 담가놓고 2~3회 정도 물을 갈아준 뒤 물을 버리고 소금을뿌려 20분 정도 둔다.

거품을 내뱉게 하는 요령이다. 숨이 죽은 미꾸라지 겉 표면의 미끈미끈한 것을 없애기 위해서는 고무장갑을 끼고 미꾸라지의거품이 빠질 때까지 물을 갈아 가며 깨끗이 씻어야 한다. 호박잎을 이용해 미꾸라지를 비비면 비린내가 잘 가신다.

미꾸라지를 다시 씻고 된장을 넣어 1시간 20분 정도 푹 삶는 것이 2단계 조리. 이렇게 준비된 미꾸라지를 믹서기에 갈아, 체에조금씩 넣고 손으로 문질러 가며 살을 내려야 한다.

여기에 연한 배추잎, 깻잎 등을 넣고 끓이면 된다. 비린내를 조금 더 덜기 위해서는 산초가루를뿌려야 한다. 매운 청양고추를 링모양으로 썰어서 밥과 함께 준비하면 추어탕 요리는 완성된다.

미꾸라지는 경동시장 등 재래시장에서 구입할 수 있다. 요즘 시세로 1㎏(약20마리)에 1만~2만 원 정도 한다.

/도움말=호텔 아미가 이윤식 조리장

정상원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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