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가을 겨울에는 가죽이 전에 없이유행할 전망이다.가죽이 추동 시즌의 인기 소재 중하나로 자리잡은 것은 오래된 현상. 하지만 소재의 특성상 웬만한 멋쟁이가 아니고서는 편안하게 입을 수 없는 옷으로 여겨져 왔다.
또 아이템이 점퍼나바지 등으로 한정되어 있어 특정 아이템이 아닌 소재 자체의 유행은 그다지 광범위하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가공법의 발달과 인조 가죽 등 다양한 응용 소재가 등장하면서 가죽이 소재의 한계를 극복하고 있다.
비키 디자인실의 이선화 실장은 “최근 나온 가죽은 가죽처럼 보이지 않을 정도로 매우 얇고 부드럽다”며 “올 시즌 제품들도 다양한 형태의 주름 등 예전에는 흔히 쓰이지 않던 디테일을 소화해 기존 가죽 옷의 정형에서 벗어난 것들이 많다”고 말했다.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아이템의 다양화.점퍼, 재킷, 팬츠, 스커트 등은 물론이고 가죽으로 된 셔츠, 블라우스, 원피스, 심지어 슈트까지 나왔다.
색상도 다채롭다. 여전히 블랙과브라운이 주를 이루기는 하지만 진한 블루인 인디고를 비롯해 레드, 스카이 블루, 오렌지에서 겨자색 같은 파스텔 색상까지 전개된다.
또 기본색인블랙과 브라운이라고 하더라도 광택이 나는 에나멜을 코팅하거나 뱀피의 질감이나 꽃무늬 등 프린트를 가미, 과감한 느낌을 살린 제품들도 보인다.
빈티지패션의 영향으로 수십 년 전에 만들어졌을 것 같은 낡은 질감을 강조한 가죽 제품들도 젊은 층에서 인기를 얻을 듯.
가죽 옷의 최대 매력은 차갑고 강렬한이미지. 최근 나온 제품 중에는 가죽 특유의 거칠고 반항적인 느낌을 도회적이면서 세련된 느낌으로 완화시킨 것들도 많다.
어느 편이나 헐렁하게 입기보다는 몸매를 드러내 실루엣을 살리는 것이 좋다. 최고 인기 아이템인 외투 중에서는 전통적인 점퍼 스타일보다는 무릎까지 내려오는 트렌치 코트 스타일이 특히 눈길을 끈다.
일부 제품은 얇게 누빈 패딩이나 울 안감을 탈부착할 수 있어 한겨울까지 입을 수 있다. 바지는 발목까지 오는 9부 스타일이가장 많이 나왔다. 타이트하게 입는 것이 포인트다.
가죽의 매력을 돋보이게 하려면 몸의선을 살려주면서 가죽의 차가운 이미지를 완화시켜 줄 수 있는 니트와 함께 입는 것이 좋다.
여성적인 느낌을 살리고 싶을 때는 가죽 주름 치마에화사한 색상의 니트 터틀넥을 권할 만하다. 여기에 좀더 강한 이미지를 추가하고 싶다면, 치마와 어울리는 가죽 재킷을 투피스로 입으면 된다.
가벼운캐주얼을 선호하는 남성이라면, 가죽 재킷에 남방과 조끼, 또는 니트를 매치시키면 좋다. 소품 역시 푹신해 보이는 머플러나 니트로 된 모자 정도가적당하다.
■가죽옷 손질·보관 이렇게-올리브유·바나나 껍질로 부드럽게
가죽은 일반 소재에 비해 여러모로 까다롭다. 고를 때는 물론, 보관 및 손질을 잘 해야 가죽의 특성을 살리면서 오래도록 입을 수 있다.
가죽 제품을 고를 때에는 가볍고 부드러우며 촉촉한지 확인한다. 가죽의 결이나 두께가 일정하고 가공 냄새가 적게 날수록 좋은 제품이다.
또 자른 선이 많지 않은지도 살펴야 한다. 세 장 이상의 가죽을 이어 마름질한 옷은 시간이지남에 따라 틀어질 위험이 있다.
가죽의 천적은 물기. 비나 눈을 맞았을 때는 반드시 마른 수건으로 바로 닦아내야 얼룩과 딱딱해짐을 방지할 수 있다.
흙탕물이 튀었을 때는 먼저 가볍게 말린 다음 딱딱해지면 솔로 살살 문지르는 것이 효과적이다.
커피나 주스 등음료수를 흘렸을 때도 흡수성 좋은 헝겊으로 가볍게 두들겨 닦아낸다. 식초를 약간 묻히면 보다 수월하다. 알코올은 절대 금지. 변색되기 때문이다.
구김은 2~3시간 정도 놔두면 대부분 자연스럽게 펴진다. 하지만 구김이 심할때는 다리미로 다려야 하는데, 반드시 여러 겹의 헝겊을 가죽 옷 위에 덮고 약간 뜨거운 정도로 다린다. 이때 스팀은 사용하면 안 된다.
가죽이 딱딱해졌을 때에는 손으로 살짝 비빈 후 올리브유나 바나나 껍질 안쪽, 또는 가죽 전용 왁스를 발라주면 된다.
보통 가죽 때를 벗기기 위해 사용하는콜드 크림은 일시적으로는 효과가 있지만 나중에 때가 더 끼게 되고 곰팡이의 원인이 되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보관 시에는 반드시 옷걸이를 사용하되 재킷은 옷걸이에 타월을 감아 사용하고 스커트나 바지는 헝겊을 물려 옷걸이 자국이 나지 않도록 한다.
가죽 옷끼리는 서로 닿지 않도록 하고 같은 동물성으로 좀이 쓸 위험이 있는 니트나 털옷과도 함께 보관하지 않는 것도 요령이다. 웬만하면 건조제인 실리카겔이나 방충제를 옷장에 함께 넣어두는 것이 좋다.
김지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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