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9,000선이 붕괴된 뉴욕 증시가 18일 ‘애국적인매수주문(Patriotic Rally)’에 대한 기대감속에 다시 문을 열었다. 6일만에 개장한 전날 사상최대의 낙폭을 기록했지만 뉴욕증권거래소(NYSE)는 여전히 자신감에 넘쳐 있다.길목마다 배치된 경찰의 이중 삼중 신분 확인 절차를 거쳐 거래소에 도착한증시 관계자들은 “17일 낙폭(7.1%)은 예상보다 심각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낙관적인 전망을 제시했다.
많은 주식 중개인들도 “우리는 수익보다 증권당국이 증시를 재개장하게된 자신감에 더 큰 의미를 두었다”며 “애국 랠리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 조만간 ‘안정’을되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하듯 이날 객장 안팎에서는 중개인들이 “주식을 팔면 후회하게 될”이라며 설득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리처드 그라소 NYSE 회장은 증시 관계자들을 ‘영웅’이라고 추켜세웠다.
연금 기금 10억 달러를 주식에 투자키로 결정한 뉴욕주의 칼 맥콜 회계감사관은 “단지 애국심 때문이 아니라 미국 경제의 앞날은 밝다는 믿음에서 주식을 사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우려의 목소리는 여전히 잦아 들지 않고 있다. 3ㆍ4분기는 물론4ㆍ4분기에도 경기가 호전될 징후가 거의 없는 마당에 ‘반등 기대’는 무리라는 지적이다. 월가의 한 분석가는 “애국심으로 하루 이틀은 버티겠지만 이익이 오가는 현실 앞에서 얼마나 지속될 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대형 성조기가 5개나 내걸린 NYSE 건물 밖에서도 ‘애국심’은넘쳐났다. 고성능 스피커에서 미국 국가에 울려 퍼지는 가운데 손에 손에 성조기를 든 행인들도 꽤 많았다.
NYSE 직원인 브라이언 설리번(22)은 폐허로 변한 인근의 세계무역센터(WTC)를 가리키며 “TV 화면과 실제 모습에서 받는 충격은 다르다”며 “증시 재개는 물론 미국경제는 끄떡 없다는 점을 테러리스트들에게 보여주는 게 가장 현명한 보복”이라고 말했다.
이종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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