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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 게임중독이 범죄로 연결되는 경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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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 게임중독이 범죄로 연결되는 경우도…

입력
2001.09.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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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 게임 ‘스트리트 파이터’를 흉내냈을 뿐이예요.”친구를 마구 때려 전치 8주의 중상을 입혀놓고 처벌받는 것을 오히려 억울해 하는 최모(14? 서울 S중2)군의 항변이다.

“한해 수백명의 청소년이 컴퓨터 게임에 빠져 전과자로 전락하고 있다”는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의 발표처럼 게임중독 범죄도 방치할 수 없는 사회문제다.

무엇보다 걱정스런 대목은 최군과 마찬가지로 청소년들이 현실과 게임의 가상세계를 혼동해 아무런 목적이나 죄의식 없이 범죄를 저지르고 붙잡힌 후에도 반성이나 후회를 하지 않는다는 점. 훨씬 엽기적이고 끔찍한 게임 중독 범죄가 계속 일어날 수 있음을 말해주는 징후다.

3월 광주에서 중학생이 초등학생 남동생을 숨지게 한 사건은 게임 중독이 얼마나 참담한 비극을 부를 수 있는 지를 보여주었다. 잔혹 게임에 탐닉하던 이 중학생은 동생 살해 후 흉기를 가방에 넣고 나와 “40~50명을 더 죽이려 했다”고 스스럼 없이 털어놨다.

게임 중독 청소년 범죄의 초기 유형은 PC방 게임비용을 조달하거나 게임에서 이기기 위한 절도 또는 컴퓨터 해킹 등이다. 영토 빼앗기 게임인 ‘리니지(Lineage)’에 빠진 김모(15·서울 K중3)군은 게임 상대의 컴퓨터를 해킹해 보호망토와 사각방패 등을 상습적으로 훔치다 경찰에 붙잡혔다.

또 박모(15·서울 D여중3)양은 부모가 집에서 게임을 하지 못하게 하자 PC방에 가기 위해 지하철에서 소매치기를 했고, 윤모(14·서울 S여중2)양은 밀린 PC방 게임비 5만원 때문에 주인에게 몸을 팔았다.

중독이 더 심해지면 스스로를 폭력 게임의 주인공으로 설정하고 주위 사람들에게 게임에서 본 폭력을 ‘적용’한다.

“불량학생의 교내 폭력과 돈 뺏기는 전에도 있었지만, 게임을 따라 한다며 온갖 무술과 흉기를 동원해 친구들을 잔인하게 학대하는 게 요즘의 새로운 양상”이라고 중학교 교사 박명자(朴明子· 38)씨는 말했다.

YMCA 청소년 상담소 송언희(宋彦熺) 상담원은 “게임 중독으로 탈선한 학생들은 하나같이 극심한 정체성 혼란을 겪고 있으나 그것이 게임 때문이라는 것을 인정하지 않아 좀처럼 치유가 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유성식기자

ssy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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