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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 대전 / 탈레반의 선택은…"차라리 전쟁" 빈라덴 안넘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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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 대전 / 탈레반의 선택은…"차라리 전쟁" 빈라덴 안넘길듯

입력
2001.09.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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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마 빈 라덴을 넘겨줄 것인가, 성전(聖戰ㆍ지하드)을 치를 것인가.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정권이 수일 내로 빈 라덴을 인도하라는 파키스탄의 최후통첩을 받고 막판 갈림길에 섰다.

빈 라덴을 이교도의 나라인 미국에 넘겨주는 것은 탈레반의 이슬람 이념에 맞지 않으며 자칫 정권의 존립근거를 잃을 우려가 있다.

그러나 넘겨주지 않을 경우 초강대국 미국의 무지막지한 보복으로 국토가 초토화할 것이 분명하다. 탈레반으로서는어느 쪽도 이기는 게임이 아니다.

탈레반의 공식 입장은 빈 라덴이 뉴욕 세계무역센터와 워싱턴 펜타곤(미 국방부 청사)테러에 개입한 증거를 대야 한다는 것이다.

와킬 아흐메드 무타와켈 아프간 외무 부장관은 “미국은 지금까지 어떤 증거도 제시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앞으로 수일간 탈레반의 최대 후원자인 파키스탄의 설득이 있겠지만 미국의 공격을 감수하고라도빈 라덴을 보호하는 쪽을 선택할 것이 확실시된다.

빈 라덴을 ‘손님’으로 대우하면서 비이슬람 국가에 인도하는 것은 이슬람의 가르침을 배반하는 것이라고 한 최고지도자 모하메드 오마르의 태도가 변화할 것 같지 않다.

파키스탄의 소식통들은 오마르가 고위 종교지도자들과 대미 성전을 어떻게 치를지 숙의를 거듭하고 있다고 전하고 있다.

현실적으로도 빈 라덴을 넘겨주는 것은 북부 동맹 반군과 내전을 치르고 있는 탈레반측에 불리하다.

아프간 내전에 탈레반측의 명분을 지지해 참전하고 있는 아랍 및 파키스탄, 우즈베키스탄, 체첸 출신 이슬람 전사들이 6,000여명에 달하는데 이들이 등을 돌릴 경우 탈레반의 전력 손실이 상당하다는 것이다.

북부 동맹측은 미국에 탈레반과 싸우고 있는 자신들을 지원해 달라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히는 등 세력만회를 노리고 있다.

이들 외인부대 외에도 아프간에서 사원과 병원을 짓고 구호사업을 벌이고 있는 이슬람 외국인들이 떠나게 되면 이슬람세계에서 탈레반의 위상은 여지없이 추락할 것이 분명하다.

이에 따라 탈레반측은 17일 오전 아프간 영공을 봉쇄한데 이어 아프간북부의 반군을공격하기 위해 5,000여명의 병력을 대기시키며 행동에 나섰다.

무타와켈 외무부 장관이 최근 아프간 이슬람통신(AIP)과의 회견에서 “미국은 우리가빈 라덴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에 관계없이 아프간을 공격하기로 결정한 사태”라고 밝힌 것도 결사 항전쪽으로 몰고 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근거라고 할 수 있다.

남경욱기자

kw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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