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을 주목하라. 테러참사 이후 4일간(12~17일) 외국인의 순매도액은 200억원 수준에 그쳤다. 말 그대로 정중동이다. 이는 아시아 증시에서 공통된 현상으로, 사건 다음 날(12일)을 제외하고 태국 인도네시아 홍콩 대만에선 오히려 순매수했다. 그러나 이 같은 행보가 미 증시 재개장 이후에도 유지될 지는 누구도 자신하지 못한다.향후 외국인 행보에 최대 관건은 미국 투자가들의 환매. 뉴욕증시 폐장과 결제시스템 붕괴로 환매사태는 피했지만, 앞으로 환매압력은 커질 수밖에 없다.
증시와 투자심리가 하락하면서 현금을 확보하려는 투자자가 많아지기 때문이다. 현대증권 한동욱 선임연구원은 “서울증시가 세계증시 중 환금성이 뛰어나, 그동안 외국인 비중이 확대돼 왔다는 점은 환매에 따른 매도부담이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른 걸림돌은 국내증시의 하락과 기업실적 악화. 또 외국인이 리스크 관리에 들어갈 경우 위험도가 높은 이머징마켓에 대한 비중축소는 불가피해진다. 이미 S&P등은 아르헨티나 터어키 등 신흥국가의 신용등급 하향과 아시아국가 은행의 신용위기를 경고하고 나섰다.
이에 맞물려 서울증시가 대만 홍콩에 비해 하락률이 높고, 그동안 투자비중이 1.5~2%포인트 확대된 것 등은 소나기성 매물을 쏟아낼 추가 악재로 작용할 수도 있다. 작년 4·4분기(10~12월) 외국인의 일시적인 중립→중립이하 조치와 매도세로 인해 종합지수는 500~600선으로 한단계 추락하며, 500선 버티기에 들어갔다.
한편 외국인 매매는 “지뢰밭을 걷는 증시 상황에서 투자자들이 그나마 리스크를 줄일 지표”라고 SK증권 현정환 연구원은 평가했다. 최근 업종에서 외국인은 내수관련주, 경기방어주를 사고 수출관련주와 기술주를 팔고 있다.
종목으론 SK텔레콤 한국통신의 비중확대, 삼성전자 국민은행 순매수 지속, 건설주와 중형은행주의 순매수 축소, 현대차와 대우조선 등의 순매도 등이 특징이다
이태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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