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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證安기금 조성 재고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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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證安기금 조성 재고해야

입력
2001.09.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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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시장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증시의 불안은 전 세계적 현상이라고 하지만, 우리의 경우 그 정도가너무 심하다.한국 증시의 ‘냄비 기질’은 이미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미국 테러 참사가 발생한 12일 국내 증시는 세계 최고에 사상 최대의 하락률을 기록했다가, 다음날에는 세계 최대의 상승률을보였다.

극에서 극을 오간 것이다. 이에 앞서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이 각국 증시의 건전성을 조사한 결과, 우리는 전체 47개 조사 대상국중 39위에 머물러 최하위권이었다.

정부가 어제 발표한 시장안정을 위한 긴급대책에서 증시 부문이 크게 강조된 점은 이 같은 상황에서시의 적절한 것으로 평가된다. 증시의 불안심리를 해소해 폭락을 막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일부 대책은 그 효과가 의문시될 뿐 아니라 오히려 더 큰 부작용이 우려된다. 제2의 증시안정기금을 조성하겠다는 것이 대표적이다.

진 념 부총리는 “증시 안정대책의 일환으로 현재 청산절차를 밟고 있는 증안기금과 유사한 형태의 기금을 조성하는 방안을 이번 주말까지 검토, 확정하겠다”고 밝혔다.

증안기금은 주가가 폭락할경우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어 주식을 사들여 증시 붕괴를 막는 역할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증안기금에 대해 너무나 쓰라린 경험을 갖고 있는 우리로서는 선뜻 찬성할 수만은 없다.

1990년 증권사 은행 보험사 상장사 등이 출자한 4조8,000억원의 증안기금으로 부양에 나섰으나 결과는 참혹했다.

증시를 살리기는커녕 사태를더 악화시켰고, 관련 금융기관들은 엄청난 피해를 입는 등 후유증이 너무 컸다.

아직도 그 부담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인위적인 주가 떠받치기가 얼마나 시장을 왜곡하는지를 여실히 보여주었을 뿐이다.

더구나 지금은 당시에 비해 시장 규모가 커졌고, 외국인들의 투자액도 크게 늘었다. 엄청난 투자재원을 어떻게 마련할지도 의문이다.

증시의 안정을 위해서는 투자자들이 심리적인 불안에서 벗어나게끔 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단기간에 가능한 뾰족한 방안을 찾기는 어렵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안정을 가져올 수 있는 바탕을 다지는 것이 첩경일 수 있다. 이번 사태를 증시의 체질개선 기회로 적극 활용해 외부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내부 역량을 키워야 한다.

그 과정에서 적지 않은 진통이 따르겠지만, 정부가 확실히 중심을 잡고, 정책의 일관성 투명성을 유지하면 해낼 수 있을 것이다. 증안기금 조성 등 임기응변식의 정책은 재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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