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와의 전쟁이 본격화하면서 조지 W 부시 미국 정부의 각료들이 일사분란한 분담체제를 갖춰가고 있다.‘전시내각’을실질적으로 지휘하고 있는 수장은 1991년 걸프전 당시 국방부 장관으로 전쟁을 치른 경험이 있는 딕 체니 부통령.부시 대통령이 표면적으로는 군통수권을 갖고 있지만 군사작전에 대해 체니 부통령이 거의 전권을 행사하고 있다는게 워싱턴 정가의 분석이다.
부시 대통령은과거 걸프전의 영웅인 콜린 파월 국무부 장관과 국방부 장관을 두번째 역임중인 도널드 럼스펠드에게 대폭 권한을 위임한 채 주로 대국민 설득에 주력하고 있다.
텍사스주 주방위군에서 몇차례 전투기를 몰아본 게 군경력의 전부인 부시 대통령은 사실상 ‘홍보사령관’ 만을 맡고 있는 셈이다.
전시체제에서 정부통령 분리배치 원칙에 따라 지난주부터 대통령 별장 캠프데이비드의 지하벙커에 머물고 있는 체니 부통령은 정규항로를 이탈한 민항기가 대도시로 접근해올 경우 격추명령을 하달하는 등 야전사령관을 도맡고 있다.
매리 매틀린 부통령 보좌관은 16일 “체니 부통령이 캠프 데이비드로 집무실을 옮긴 이후로는 단 한시간의 휴식도 갖지 못하고있다”고근황을 전했다.
체니 부통령은 이날 NBC방송의 ‘언론과의 만남’ 프로그램에 출연한 것을 제외하고는 일체 언론과의 접촉도 피한 채 필승전략 수립에 몰두중이다.
그는 지난 11일 아침 테러사건이 발발했을 때 백악관 지하벙커 비상작전센터에서 에어포스원에 전화를 걸어 대통령을 네브래스카주의 안전한 전략사령부로 피신시킨 뒤 수도 방위를 도맡았다.
파월 장관도 비록 군사작전의 일선에 나서지는 않고 있지만 당시의 경험을 살려 동맹국들로부터 지지를 확보하는 데 맹활약중이다.
특히 평소 유연한 정책기조를 유지함으로써 아랍권으로부터도 상당한 호응도를 확보하고 있는 파월장관은 이번에도 파키스탄을 설득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국방정책의 달인이라 할 럼스펠드장관도 체니 부통령을 보좌하며 제역할을 하고있다. 럼스펠드 장관은 매일 언론과 접촉하며 보복전쟁 전반에 관한 브리핑을 전담하고 있다.
그러나 테러 전까지만 해도 외교안보팀 가운데 가장 큰 목소리를 냈던 콘돌리사라이스 안보보좌관은 현재 거의 모습을 보이지 않아 대조적이다.
이에 대해 국방관계자들은 군경력이 전무한 데다 러시아정치를 전공한 학자출신인 라이스보좌관에게는 이번 전쟁수행에서 별달리 역할이 주어지지 않을 수 밖에 없다고 평하고 있다.
실제로 15일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린 국가안보팀 회의때라이스 보좌관은 테이블의 맨 구석에 앉아 있는 모습이 TV화면에 비추어졌다.
워싱턴=윤승용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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