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금융시장이 미국 테러 참사의 악몽을 딛고 빠르게 제자리를 찾는 듯 했으나 미국의 대규모 보복조치가 임박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우리나라를비롯한, 대다수 국민들이 모두 불안해 하고있다.이번 사태는 여러 측면에서 우리나라에도 심대한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무엇보다 경제가 걱정이다. 벌써 국내 증시가 폭락한 데서도 볼 수있듯이 회복가도에 있는 우리 경제에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크다.
국제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고 유동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미국경제 위축에 따른 수출 타격이 예상된다. 또 중동지역에 대한 전쟁이 발발할 경우 유가폭등으로 그렇지 않아도 어려운 세계경제에 또다시 찬물을 끼얹을 것이다.
중동국가에 진출한 우리나라 건설업체도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이다. 현대, 대우, 삼성물산 등 20여 개의 우리나라 근로자들만 3,000여명에 이르고 있으며 관련 제3국 근로자들을 합치면 수만 명에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더욱이 큰 문제는 한국이 미국의 요구에 따라 ‘보복 전쟁’에 가담하거나 협조할 경우 우리나라도 아랍과격단체의 테러로부터 결코 안전할 수없다는 것이다. 정부 일각에서 테러 대비용으로 내년 예산을 늘리겠다고 발표하는 등 나름대로 준비를 하고 있지만 미국이 예산이 부족해서 테러참사를 당한 것은 아니라는 점을 새겨야 한다.
협력적인 한미 공조의 기본 틀을 유지하되 이번 사태의 여파를 최소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정부 당국자들도 미국의 행동과 관련, ‘협력’ 이나 ‘동참’이라는 말을 사려 깊게 하지 않을 경우 많은 어려움에봉착할 수 있다.
하지만 신중해야 할 미국이 너무 흥분한 나머지 테러와 관련한 기본 수칙을 잊고 있는 것 같다. 복수는 또 다른 피를 불러들인다는 것이다. 확실한 물적 증거에 의한 테러조직에 대해서 그와 그 조직을 도운 자들에 대해 선별 보복 할 경우 국제사회의 지지와 동정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일개 국가 또는 지역에 대한 융단폭격은 또 다른 증오와 죄악의 불씨를 남겨 피의 악순환이 전개될 수 있고 세계의 일부 혹은 전체를 테러의 구렁텅이로 몰아넣을 수 있다.
감히 우리 50년 맹방(盟邦) 미국에게 신중하게 촉구하고 싶다. 슈퍼파워를 자랑하는 미국은 군사력이나 재력에 있어서는 세계 제일의 강국이 될지 모르겠으나 가족과 종족, 민족에 대한 사랑, 애국심, 그리고 종교적인 이데올로기에서까지 전 세계인을 지배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김영조 인천서부경찰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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