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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장관급회담 첫날표정…의제 구체제시 '달라진 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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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장관급회담 첫날표정…의제 구체제시 '달라진 北'

입력
2001.09.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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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차 남북 장관급회담은 예상대로 순조롭게 진행됐다. 종전 회담과는 달라진 북측 회담관계자들의 태도에 눈길이 갔다.○…16일 오전 10시부터 1시간10분동안 서울 올림피아호텔에서 진행된 첫 전체회의에서 양측 수석대표는 기조연설을 통해 회담 의제와 입장을 개진했고, 경의선 철도 복원 등 공동의제를 도출했다.

이러한 첫날 의제 합의는 매우 예외적인 상황이다. 통상 첫날 회의에서 각론을 언급하지 않은채 총론만을 거론해 온 북측은 이날 기조발언을 통해 금강산 관광활성화 등 구체적 사안을 의제로 제시했다.

남측의 한 당국자는 “북측이 구체적인 의제를 일일이 거론해 각론수준의 기조발제를 해온 것이 특색”이라며 반년만에 재개된 회담의 특징을 설명했다.

회담장에서 북측의 ‘전투적인’ 자세도 눈에 띄게 줄었다. 북측은 회담 무기연기, 8ㆍ15 방북단 사태 등에 대한 남측의 유감표명에 대해서도 즉각 받아치지 않고, 경청하는 자세를 보였다.

남측 회담 관계자들은 “과거 북측 회담일꾼들은 ‘싸움닭’처럼 즉각 응사하는 것이 특징이지만 이번 대표단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고 북측의 달라진 태도를 전했다.

다른 관계자는 “북측이북ㆍ러 공동성언에서 언급된 주한미군 철수문제를 재론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이 문제를 아예 거론조차 하지 않아 언쟁의 빌미를 제공하지 않았다”고말했다.

남측 수석대표인 홍순영(洪淳瑛) 통일부 장관은 “일견여구(一見如舊)라는 말을 해주고 싶다. 이는 한번 만났지만 오랜 친구를 만난 듯하다는 의미”라고 서두를 꺼냈고, 북측 단장인 김령성 내각 책임참사는 “‘6ㆍ15 공동선언’이란 회담열차가 잠시 섰다가 다시 출발하게 됐다”고 화답했다.

○…양측 수석대표는 전체회의 직후 30여분간 비공개 접촉을 갖고.'긴요한'대화를 주고 받았다. 이 자리에서는 김정일 국방위언장 서울답방 등에 고나한 야측의 진의가 교환됐을 것으로 보인다. 양측 대표단은 심야에도 수시로 접촉을 가졌다.

이영섭기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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