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적이냐, 동맹이냐.‘테러조직에 대한 전면보복전쟁이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미국 정부는 전 세계를 대상으로 전례없이 강한 외교 압력을 가하고 있다.
전방위 외교전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콜린 파월 국무부 장관은 일부 국가정상과의 전화통화에서 “귀국은 미국을 지지하고 있는가, 또는 반대하고 있는가(For,or Against?)”라는 극단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고 미국 방송들이 15일 전했다.
국무부는 지난 14일 이례적으로 거의 모든 워싱턴 주재 외국대사들을 본부로 불러들여 입장을 같이할 것을 촉구하고 그렇지 않으면 국제적인 고립에 직면할 것이라고 통보했다. 미 외교전의 목표는 부시 대통령이 연설에서 언급한‘대(對) 테러 국제연합’(International Coalition)이다.
구체적으로는 우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를 비롯한 동맹국으로부터 전투병력을 비롯한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 오사마 빈 라덴과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정권을 향해 ‘반테러 십자군’을 이끌겠다는 의도이다.
동시에 파키스탄을 비롯, 이란과 타지키스탄, 우즈베키스탄 공화국 및 러시아 등 아프간 접경국가들의 지지를 확보해 ‘대 탈레반 포위망’을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미국은 이를 위해 시리아 등‘과거 적과의 동침’도 불사하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군사작전상 교두보인 파키스탄의 지지를 얻어내는 데는 부시대통령이 직접 나섰다.부시대통령은 14일 페르베즈 무샤라프 파키스탄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군사적 지지를 당부했다. 파월 장관도 15일 파키스탄의 협력을 거론하면서“반테러연합을 위한 국제적인 공조가 가시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편’을 들지 않을 경우 ‘적’으로 간주하겠다는 압력에 아랍권 국가들도 대부분뜻을 같이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국무부 고위관리는 이날 “미국이 테러지원국가로 분류한 이란, 이라크등 7개국가가운데 이라크를 제외한 6개국이 테러리즘을 비난한다는 견해를 밝혔다”고 전했다.
미국은 이날 탈레반 정권을 인정한 3개국 중 지난해 탈레반과 관계를 끊기로 한 파키스탄 외에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연합에 특히 집중적인 외교적 압력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무부 관계자는 “아랍에미레이트 등에 대해선 탈레반과의 관계를 끊을 것을요구했다”고 전하고 “테러지원 국가로 분류하고 있는 시리아와도 연대가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 백악관 관리는 “미국은 동맹국들을 향해 군사, 경제, 외교적 지원을모두 바라고 있다”면서 “보복공격의 시기는 세계 각국의 반테러 연대가 언제 구축되느냐에 달려 있다”며 반테러연합에 대한 집념을 밝혔다.
워싱턴=윤승용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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