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림대의료원의 알코올 의존(중독)환자를 위한 공개건강강좌가 환자와 가족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이 강좌는 1997년 한강성심병원 정신과에서 처음 시작한 후 5년째 계속되면서 한림대 의료원만의 특화된 건강강좌가 되었다.
현재 알코올 건강강좌는 한림대 의료원 산하 한강성심, 강동성심, 평촌 한림대 성심 등 3개 병원에서 정신과 교수 혹은 사회사업사 주관으로 주 3회나 월 2회 간격으로 열리고 있다.
정신과 최인근 교수는 “한국 사람들은 체질적으로 비슷한 일본이나 중국 사람보다도 2~3배, 술에 강한체질인 서양인보다도 알코올 의존환자가 많다”며 “한국 사람이 술에 대해 너그럽기 때문에 환자가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술을 마신 후에는 어느정도 실수를 하더라도 너그럽게 이해해주고, 오히려 결혼식 장례식이나 회식 등 모든 자리에서 술을 마셔야만 하는 사회 분위기가 그렇다는 것이다.
최 교수는 “알코올 의존의 기준은 스스로 술을 조절할 수 없게 돼 ‘술이 술을 마시는 단계’에 이를때”라고 설명한다.
아침에 일어나면 지난밤에 있었던 일이 기억이 안 나고 몸에서 술이 빠져나가면서 가슴이 두근거리고 땀이 나며 손이 떨리고 헛구역질이 나는 ‘알코올 금단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알코올 의존으로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의 환자는 보통 가족에 이끌려 신경정신과에 입원해 치료를 받게된다. 처음 환자는 잠을 못 자고 불안해 하며 헛것을 보거나 헛소리를 듣는 등 불안증세를 나타낸다.
지난 해 연말에 한강성심병원 정신과에 입원한 40대 초반의 회사원 김 모씨가 대표적인 예. 입원 후에는금단현상으로 고통을 이기지 못해 괴성을 지르고 자해를 하는 소동까지 벌이고, 병원에서 나가면 가족들을 가만두지 않겠다고 협박하는 소동을 벌였다.
그러나 지금 8주간 상담치료, 환자들과의 집단 치료로 술을 끊는 힘을 길러 퇴원할 수 있었다. 가장이자 성실한 직장인으로 되돌아 온 그는 8개월째 단주교육에도 참여 중이다.
최 교수는 “의지가 부족한 환자들을 위해 최근엔 술을 마셔도 그 맛을 느낄 수 없고, 맹물처럼 싱겁게 느껴지도록 하는약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한강성심병원에서 알코올 환자 공개강좌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최 교수가 95~96년 미국 밴더빌트대의대(중독정신의학)에서 연수한 뒤부터다.
각 병원 정신과에는 알코올 정신치료를 전공한 교수가 1명씩 근무하고 있으며 사회사업사과 협조해 교육을진행하고 있다.
각 병원 알코올 건강강좌에는 평균 15명 내외 인원이 참석하여 정신과 교수나 사회사업사 주관으로 강의와시청각 교육, 환자들의 경험사례 발표, 역할극 등을 실시하고 있다. 산하 병원 정신과에도 입원환자가 많아 평균 10명 정도가 6~8주 코스의 단주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송영주기자
yjsong@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