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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 대전 / 美증시 '테러 악재' 견뎌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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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 대전 / 美증시 '테러 악재' 견뎌낼까?

입력
2001.09.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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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권거래소(NYSEㆍ나이스)와 나스닥이 17일 오전 9시30분(현지시각)재개장키로 함에 따라 전세계 투자자가 긴장하고 있다. 11일부터 4 거래일 동안 장이 열리지 못했던 두 시장의 이날 움직임에 따라 세계 증시가다시 한번 소용돌이칠 것이기 때문이다.한때 안정세를 찾았던 아시아와 유럽 증시가 전쟁임박 소식이 전해진 지난 주말 일제히 다시 폭락하고 국제유가가급등세로 돌아선 것도 악재다.

▼5~10% 하락 불가피

대부분의 미 시장 분석가들은 이날 두 시장이 테러 충격을 피하기 힘들 것이라고예상한다.

한 시장 전략가는 “현금이 필요한 데도 1주일 이상 주식을 팔 수 없었던고객들이 미 증시가 개장하면 가격과는 상관없이 매물을 쏟아낼 것”이라며 “시장이 붕괴상태에 이르지는 않겠지만 항공주보험주 등을 중심으로 5~10% 하락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14일(현지시간)독일의 DAX지수는 6.29% 떨어진 4,115.98, 영국의 FTSE100지수는 3.80% 하락한 4,755.90을 기록해 미 테러사건 이후4일간 각각 555.15포인트(12%)와 278.00포인트(8.4%) 추락했다.

프랑스 CAC40지수도 이날 4.97% 하락한 3,909.49를기록하며 4,000선이 무너졌다. 앞서 아시아증시도 불안감이 증폭되며 이틀만에 1만선을 회복한 일본 닛케이지수와 홍콩 항셍지수를 제외하고 모두급락세로 변했다.

전쟁에 대한 불안감이 팽배해지면서 이미 주식에서 채권으로, 다시 채권에서 금을비롯한 현물로 자금 이동이 이뤄지고 있는 것도 증시의 불안을 더하는 요인이다.

또 14일 발표된 9월중 미시간 소비자심리 예비지수도 83.6으로 지난 8월의91.5에서 크게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93년 3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더구나 이 수치는 사고가 나기 직전인 지난 10일까지의상황을 집계한 것으로 앞으로가 더욱 문제다.

▼금리인하 등의 약효에 한가닥 기대

물론 증시 일각에선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금리를 인하하고 미국의 보복 공격이 가시화할 경우 불확실성이 해소되는 만큼 미 증시의 낙폭이 크지 않거나 오히려 반등할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하기도한다.

블룸버그 통신 등 외신들은 “장 초반의 급락은 피할 수 없겠지만 미 금리인하 시기 및 폭에 따라 낙폭이 크게 줄어들 수도 있다”며 “서방선진국들이 세계 금융시장 안정을 위한 공동대응책을 내놓으면 충격을 상당부분 소화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러나 FEB의 금리 인하는 심리적 공황을 다소 완화해주는 역할 밖에 하지 못하는 데다 보복 공격에 따른 후폭풍이 또다른 쇼크가 될 것이라는 지적도 많다. 한 투자전략가는 “폭탄이 어디에서 터지고 총알이 어디에서 날아올 지 알 수 없는 만큼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며 “미 증시의 약세는 최소한 연말까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일근기자

ikpark@hk.co.kr

■월街 "100株씩 사자" 애국심 호소

미 뉴욕증시의 폭락이예상되자 미 증권관리위원회(SEC)와 시장 분석가들이 투자자들의 애국심에 호소하며 투매자제를 요청하고 기업들도 자사주 매입 등 다각도의 대책을준비중이다.

CBS 마켓워치닷컴의최고경영자(CEO) 래리 크레이머는 “테러의 목적은 미 금융시장의 공황”이라며 “건물은 무너졌지만미국인은 무너지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기꺼이 주식을 매수하자”고 호소했다.

아메리칸 벤처 매거진의 발행인 로건 대로우도“군은 총으로, 우리는 돈과 단호함으로 싸워야 한다”며 “주식 100주씩을 매수해 보유하자”고 제안했다.

또 SEC는 장중 언제든 기업의 자사주 매입이 가능토록 기존 제한규정을 유보하고, 급락을 초래할 공매도 금지 등을 검토중이다. 이에 따라 20개 이상의 기업이주식매입 여부에 대한 의사표시없이 이미 통상적인 규정 이상의 주식을 매입할 수 있도록 허가를 받았다.

세계 최대 보험사인 AIG는 30억 달러,시스코시스템스는 향후 2년간 30억 달러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승인했다고 발표했다. 1997년 주가 폭락 사태 후 IBM의 주식매입 프로그램은주가부양에 공헌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태규기자

tglee@hk.co.kr

■국내에 미칠 영향

미 증시 재개장이 국내 증시에 미칠 후폭풍의 파괴력은 얼마나 될까. 11일 미국참사 이후 종합지수는 540.57에서 482.28(-10.78%)로, 코스닥지수는 61.80에서 50.21(-18.75%)로 떨어져 시가총액 평가손이31조4,000억원을 넘는다.

이 동안 외국인은 219억원, 개인은 1,391억원을 순매도한 반면 기관투자가는994억원 순매수했다. 외국인은 달러 약세에 따른 환차익을 노리고 최근 매도를 자제하고 있으나 문제는 17일 뉴욕증시가 재개장후 주가가 급락하면펀드의 환매압력이 커지게되고 외국자금도 현금확보를 위해 순매도할 수밖에 없게 된다는 것. 또 국내 기관투자가도 지수 580선 안팎에서 매입한 주식의손절매 결정시기를 맞게된다..

증시 내부적으론 1년간 유지해온 지수 500~600 박스권이 무너져 500선이큰 저항선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그러나 현재 450까지 물러난 지지선은 미국의 확전여부에 따라 무의미해질 수 있다. 피데스증권 정동희 팀장은 “걸프전때는 일본증시와 이머징마켓이 건재했고 미국은 금리인하 초기단계여서 금리인하 여지가 많았다”며 “그러나지금은 상황이 정반대이고 더욱이 현 정부는 집권 후반기”라고 우려했다.

현재 유일한 호재는 주가가 싸졌다는 것. 그러나 ‘떨어지는칼날’에 비유되는 지금 증시에서 모멘텀을 기다리기에 무리라는 지적이다. 신한증권 이정수 연구원은“지금은 적정주가를 10%이상 할인해야 하며, 역사적인 주가비교는 착시현상을 초래하는 만큼 무의미하다“며”투기가 아니라면 개인 투자가들은 현금쪽으로 대피해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태규기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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