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기고 / 한반도 테러안전지대 아니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기고 / 한반도 테러안전지대 아니다

입력
2001.09.17 00:00
0 0

미국의 심장부인 워싱턴과 뉴욕이 테러리스트들의 공격으로 강타당하면서 힘과 부의 상징인 세계무역센터가 무너져 내렸다. 세계 최강국의 체면과 자존심도 함께 무너져내렸다.진주만이 기습당한 지 60년이 되는 해이고, 본토가 공격당하기는 200여년 역사상 최초의 일이다. 많은 전문가들은 21세기 인류 최대의 적이 테러일 것이라고 예언해 왔는데 이것이 확인된 것이다.

우리는 이 번 미국 테러사건을 타산지석 삼아 현재의 안보대응체계와 국가위기관리 시스템을 재점검하는 지혜를 발휘해야 할 것이다. 미국 테러사건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무엇인가.

첫째, 한반도 역시 테러 안전지대가 될 수 없다. 북한은 현재 이란, 이라크 등과더불어 테러지원국으로 분류돼 있다. 후방지역 침투를 위해 10여만 명의 특수부대원을 갖고 있다. 북한 수뇌부에는 과거 동족에게 가혹한 테러를 자행했던 인물들이 아직도 건재하고 있다.

지난번 김정일이 러시아를 방문했을 때는 군사시설만을 집중 방문하는가 하면 MIG29, T80전차 등 첨단무기 구입에도 합의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북한이 아직도 강성대국과 남한적화전략을 포기하지 않고 있으며 따라서 한반도 역시 안보와 테러의 안전지대가 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더구나 내년으로 다가온 2002월드컵등 국제행사때 테러집단의 위협에도 철저한 대비가 있어야 한다.

둘째, 국방이 국가정책의 최우선이 되어야 한다. 현재 많은 국민들은 대북정책이나 경제회복을 국가정책의 최우선 과제로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이 튼튼한 국가안보다. 한 나라의 튼튼한 국방은 곧 사람의 건강과 같아서 건강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것이다. 축적된 부를 지킬 힘이 없을 때 그 부는 무슨 의미가 있는가. 적의 수중에 들어가 적을 이롭게 할 뿐이다.

경제회복도 남북관계도 튼튼한 국방이 뒷받침될 때만 가치있는 것이다. 1980년대 초 GDP대비6% 수준이던 우리 국방비가 지금은 2.7%까지 내려왔다.

세계 평균 4%수준, 분단국인 우리와 위협수준이 비슷한 이스라엘, 사우디아라비아의8% 수준과 비교할 때도 우려할 만한 수준에 도달해 있다. 전력은 상대적이다. 일본의 신방위대강, 중국의 강군계획, 북한의 강성대국 추세를 외면하면 우리는 영원히 안보경쟁력을 상실하게 될 것이다.

셋째, 국가적 위기극복 역량을 확충해야 한다. 현재 각종 재난대비 위기극복 훈련은 지하실에 모여 비디오 한편 보고끝나는 경우가 다반사며 예비군훈련도 시간 때우기 식으로 진행된다고 한다. 더욱이 국가차원의 위기대응 훈련인 을지훈련마저 남북화해의 분위기를 틈타축소, 변질되었고 국민들의 관심에서 점차 멀어지고 있다.

한편 이번 테러사건 이후 미국의 국민들과 정치권이 보여준 단결력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전직 대통령과 여ㆍ야 지도자들은 한결같이 부시지지를 선언했고 , 절대 다수의 국민들도 부시의 강력한 보복 응징 방침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만약 서울에서 유사한 사건이 발생했을 경우 대통령 탄핵, 안보장관 해임안이 먼저 제기되지 않았을까. 안보를 정치에 이용하는 풍조는 이제 사라져야 한다. 폭력을 수반한 시위문화에 대해서도 강력한 응징이 뒤따라야 한다. 분명 21세기 인류 최대의 적은 테러이며, 이 테러에 안전지대는 없고 그리고 우리는 이 테러에 결코 굴복할 수 없다.

그렇다면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자명하다. 테러에 대한 범국민적 ㆍ국가적 차원의 결연한 의지와용기, 그리고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강력한 안보역량을 갖추어야 한다. 테러에 대해 어떤 대가도 치를 각오가 돼 있을 때 테러는 우리 곁을 피해갈 것이다.

이상훈 재향군인회장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