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테러 쇼크에 의한 국제금융시장 등의 혼란이 겨우 수습되자마자 곧바로 전쟁 예고가 세계경제를 불확실성의 공포에 몰아넣고 있다.이것은 테러사건 후 빠른 회복력을 보였던국내 주식시장이 하루만에 다시 주저앉은 사실에 그대로 반영되어 있다.
이번 미국의 보복전이 어떤범위, 어떤 형태를 취하느냐에 따라 세계경제의 진로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
대불황에 빠지리라는 극단적 비관에서부터 오히려 불황 돌파구의 전기가 될 수 있다는 낙관론에 이르기까지 전망이 상반적인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그러나 현재로서 한가지 확실한것은 전쟁 발발 초기에 당분간 세계경제의 유동성(流動性)이 급격히 고조될 것이라는 점이다.
그런 와중에서 우리 경제가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심하게 우왕좌왕하게 될 것이 걱정이다.테러 쇼크 직후 한국의 주가 낙폭이 가장 컸다는 사실에서도 이를 반추해 볼 수 있다.
이것은 논란의 여지없이, 외부 충격에 쉽게 달아오르고 식는우리 경제의 구조적 취약성 때문이다.
이런 근본적 결함은 하루 아침에 개선될 수 없는 것이니 만큼 결국 응급처방적 차원에서 철두철미한 시나리오를 갖추는 방법밖에 없다.
예컨대 2차 추경 같은 자금방출 대책도 필요시 즉각적인 국회 승인과 집행이 가능토록 만반의 준비를 갖춰 그야말로 ‘긴급 효과’를 내도록 해야한다.
전쟁이 확산될 경우 가장 우려되는 유가 등 국제 원자재 시장의 동요 가능성에 대해서는 특히 2중 3중의 대비책이 절실하다. 한편으로 전쟁이 만들어내는 국제경제의 플러스적 측면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또한 이번 사태가 자칫 정부의기존 정책 기조에 ‘탈선’을 빚을 가능성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대규모 전면전으로 세계경제 환경이 급변할 경우에야 어쩔 수 없겠지만 그도 아니면서 핑계 삼아 그간의 구조개혁정책을 거꾸로 되돌리는 일은 결단코 막아야 한다. 울고 싶은데 이번 사태가 뺨 때렸다는 식으로 정책의 본말을 전도해서는 안 될 것이다.
이번 사태의 경제적 혼란과 피해를 최소화하는 길은 초기의 대응자세와 방향설정에 달려 있다고 본다.
특히 시간이 생명이라는 사실을 정책 당국자들은 명심해야 한다. 전시체제에 들어가는 대내외 시장에 ‘끌려가는 대책’이 되어서는 안 된다. 사태의 파장과 반응을 선제하고 유도하는 정책의 기민함과 책임성이 절박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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