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을 전후해 날씨가 선선해지고 바깥 활동이 늘어나면서 발생하는 '가을철 3대 풍토병'이 있다.유행성 출혈열과 렙토스피라증, 쯔쯔가무시병은 가을철 옮을 수 있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야외 감염병이다.
매년 1만 명 이상이 이 병에 걸린다. 이들 질환에 감염되면 열이 나거나 두통이 생기는 등 감기증세와 비슷하지만 심하면 생명까지 위험하다.
◆ 유행성 출혈열-풀밭에 드러눕지 않도록
한타바이러스가 원인으로 발열, 출혈, 콩팥기능 장애를 일으킨다. 들쥐나 집쥐의 폐에 있는 바이러스가쥐의 대소변이나 타액 등을 통해 사람의 호흡기로 전파, 감염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야외활동을 많이 하는 군인이나 농부 등이 잘 걸리며 해마다 500명 이상의 환자가 발생한다.
평균 2∼3주의 잠복기를 거쳐 초기에는 발열, 오한, 두통 등 감기와 비슷한 증상을 보인다. 단순한감기로 오인해 방치하면 호흡부전, 급성 신부전증, 저혈압, 쇼크 등으로 사망에 이를 수 있다.
국내에서 예방 백신이 생산되고 있으므로 가을철에 야외활동을 많이 하는 성인이라면 1개월 간격으로2회씩 2~3년마다 접종한다.
예방법으로는 ▦휴전선 근처 유행지역의 산이나 풀밭에 가지 말 것 ▦들쥐의 배설물에 접촉하지 말 것 ▦잔디 위에 침구나옷을 말리지 말 것 ▦야외활동 때는 가능한 한 긴 옷을 입고 풀밭에 드러눕지 말 것 등이다.
◆ 렙토스피라증-논물에 손·발 담그지 말아야
최근 국립보건원은 농촌 침수지역에서 벼 세우기 작업을 하다 렙토스피라증에 감염되지 않도록 주의를 촉구했다.
렙토스피라증은 들쥐, 집쥐, 족제비, 여우, 개 등의 콩팥에 살고 있는 균이 소변으로 배설돼 물과 토양을 오염시키고, 오염된 균이 사람의 피부상처를 통해 감염된다.
때문에 논밭, 특히 물이 고인 곳에서 장시간 일하는 농부들이 잘 걸린다. 9, 10월이 가장 위험하며평균 잠복기는 1∼2주이고 감염 초기에는 갑자기 열과 오한이 나고 두통, 구역질 등도 나타난다.
종아리와 등의 근육에 통증이 나타나기도 하며 호흡기증상, 흉통, 각혈을 하기도 한다. 농경지의 고인 물에 손발을 담그지 말고, 작업시 장화, 장갑 등 보호구를 착용하며, 벼 베기는 논의 물을 뺀뒤 마른 상태에서 해야 한다.
◆ 쯔쯔가무시병-성묘길 긴옷 입는게 좋아
야산에 사는 진드기의 유충에 물려 병원체가 몸 안에 감염돼 발생한다. 물린 자리에 1㎝정도의 피부반점이 생기는 것이 특징이다.
10일 정도의 잠복기를 거쳐 오한, 두통, 발열, 피부발진, 근육통 등이 생긴다. 어린이의 경우 경련을 일으키기도한다.
진단 후 약물치료를 하면 1, 2일 안에 증상이 좋아지지만 예방백신은 아직 개발되지 않았다. 예방을 위해 성묘길에 긴 옷을 입는 것이 좋다.
도움말=삼성서울병원 감염내과 송재훈 교수, 을지병원 가정의학과 최영은 교수
■가을 등산 주의 사항-관절에 부담없이 쉬엄쉬엄
날씨가 선선해지면서 등산을 하는 사람들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가을 등산은 단풍을 감상하면서 도시생활에 지친 심신을 단련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지만 평소에 운동량이 부족한중년은 조심해야 할 게 많다.
등산의 운동효과는 무엇보다 심폐기능의 강화이다. 하지만 혈압이 높고 순환기에 이상이 있는 사람들은 오히려 화를자초할 수 있다.
나이가 들면서 혈관의 탄력이 떨어져 갑작스럽게 산행을 하게 되면 심장에 부담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땀으로 몸 안의 수분이 많이 빠져 나가게 되면 혈액이 농축돼 심장과 뇌속의 혈관을 막는 위험 요인이 된다. 산행시 가슴이 답답하거나 두통, 구역질이 동반되면 그 자리에서휴식을 취하는 게 좋다.
평소 운동을 하지 않던 사람이 산행 도중 쉽게 얻는 것은 무릎 관절과 허리의 손상이다. 급작스러운 산행으로뼈와 관절을 둘러싼 인대와 근육이 긴장하고 심하면 염증 증세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특히 비만인 사람은 하산할 때 배낭의 무게가 가해져 무릎연골손상으로 오랫동안 고생할 수 있다.
따라서 첫 산행은 3시간을 초과하지 않도록 하며, 가능한 한 배낭의 무게를 줄이고 자주 휴식을 취해야 한다.
또 산을 내려올 때는 터벅거리지 말고 평소보다 무릎을 더 구부린다는 생각으로 탄력있게 내려와야 무릎과 허리에 가해지는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또중년기의 산행에서는 산에 오르는 속도를 조절해야 하는데 휘파람을 불며 오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휘파람을 불거나 상대방과 얘기할 수 있을 정도의속도라면 심혈관에 큰 무리가 없기 때문이다.
이밖에 맥박수를 측정하는 것도 좋은데 평상시 맥박수보다 20% 늘어난 정도를 유지해야 한다.
땀을 많이 흘려나타나는 탈수증 예방을 위해서는 물도 좋지만 오이, 당근, 귤을 준비하면 수분과 동시에 비타민을 공급해 주기 때문에 효과적이다.
등산을 하면서담배를 피우는 것은 일산화탄소로 인한 산소부족 현상을 악화해 가뜩이나 힘든 심장을 더욱 힘들게 할 우려가 크다.
도움말 서울중앙병원 스포츠의학센터 진영수 교수
권대익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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