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테러사태가 미국과 아랍권간의 전면적인 대립양상으로 확산될 경우 세계경제가심각한 불황국면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됐다. 또 국내경기 회복시기도 예상보다 훨씬 늦어지고, 최악의 경우 2003년 이후에나 가능하다는 전망이 나왔다.한국개발연구원(KDI), 삼성ㆍLGㆍ현대경제연구소 등 국책 및 민간경제연구소들은16일 1990년 걸프전에서 보듯 미국과 중동국가간 긴장이 고조될 경우 국제원유가격이 배럴당 40~50불대로 급등하고, 이로인해 경기침체속 물가가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KDI 김준일(金俊逸) 연구위원은 “이번 테러참사는 미국의 보복수위 및 전쟁지역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며 “당초 국내경기가 내년 하반기에나 회복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최소한 3~6개월 정도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 고 밝혔다.
KDI는 “세계적인 불황속에 이번 테러참사까지 겹쳐 미국과 세계경제에 대한 소비자 및 투자자들의 신뢰가 상당한 타격을 받을 것”이라며 “올해세계경제 성장률이 0.5%포인트가량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미테러 사태가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보고서에서“미국의 소비심리 위축, 유가, 환율 불안 등으로 내년 중 국내경기 회복은 어렵고, 금융시장의 신용경색이 심화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LG경제연구원 김기승 연구위원은“내년의 성장률은 올해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하지만 그 회복속도가 느릴 수 밖에 없다”면서 “내년하반기에 회복기미를 보이더라도 본격적인 경기회복에 대한 체감은 2003년에나 가능하다”고말했다.
현대경제연구원 박동철 연구위원도 “경기가 내년 4ㆍ4분기에 회복되더라도 경기침체기간은 무려24개월 가량에 이르며 이는 이전의 평균 17개월보다 훨씬 길다”면서“경기침체의 고통이 예상보다 훨씬 강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 연구소들은 “이제는 재정적자, 물가불안 등은 신경쓰지 말고 내수경기 활성화를 위해 전방위적 대책을 강구해야 할 비상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삼성경제연구소 정문건(丁文建)전무는 “정부는 재정 확대 및 금리인하, 통화량 공급 확대등은 물론 공적자금도 조속히 투입해 내수를 살리고, 증시 등 금융시장을 안정시키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의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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