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보복공격이 임박하자 아프가니스탄 주민들의 탈출행렬이 끊이지 않고 있다.파키스탄과 이란은 아프간 접경지역에 군과 경찰을 추가 배치, 국경 봉쇄를 강화하고 난민들의 유입을 막고 있다. 16일 파키스탄 국경도시 토르크햄의 경우 국경 철문이 닫혔는데도 건너편 아프간 쪽에서는 난민 200여명이 여전히 통과를 호소하고 있었다.
그렇지 않아도 심각한 경제난을 겪고 있는 파키스탄과 이란은 이미 260여만명의 아프간 난민들로 골치를 앓고 있다. 20여년간 계속되고 있는 전쟁과 가난, 탈레반 정권의 인권유린, 지진과 가뭄 등을 피해 아프간을 탈출한 난민은 이란에 130만, 파키스탄 120만, 네덜란드 2만, 독일 1만6,000, 인도 1만4,000명에 이른다.
세계 최대의 난민국 아프간의 ‘엑소더스’(대탈출)의 역사는 1979년 당시 소련의 침공으로부터 시작됐다. 89년 유엔 평화협정으로 소련군이 철수할 때까지 600여만명이 생존을 위해 국경을 넘었다. 90년대 초 대다수가 조국으로 돌아왔으나 내전이 계속되면서 탈레반 세력이 정권을 장악한 98년 난민의 수는 다시 270만명을 넘어섰다.
지난해 이란이 유엔과 함께 20여만명을 본국으로 돌려보내는 등 ‘난민보호국’을 자처하던 이란과 파키스탄은 98년 이후 대규모 난민 송환정책을 펴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30년 만의 최악의 가뭄에 이어 이번에 미국의 보복공격이 겹치면서 아프간 난민의 수는 좀처럼 줄지 않을 전망이다.
한편 유엔은 유엔식량계획(WFP) 요원들이 아프간에서 완전 철수할 경우 150만명이 기아상태에 빠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