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대한 동시다발테러로 희생된 사람들을 애도하고 보복 공격을 지지하는 압도적인 분위기 속에서도 다른 목소리를 내는 소신파들이 있다.바버라 리(50)하원 의원은 미 상하 양원 의원 가운데 유일하게 조지 W 부시 대통령에게 무력 행사를 허용하는 결의안에 반대표를 던졌다. 리 의원 때문에 14일 상원에서 90대 1로 통과된 결의안은 하원에서 420대1로 통과돼 만장일치가 성립되지 않았다.
리 의원은 “수천명의목숨을 앗아간 테러가 우리를 공포로 몰아넣었지만 군사행동으로 테러를 근절시킬 수는 없다는 것이 내 소신이다”라고 반대 이유를 밝혔다. 그는1999년 코소보 파병 법안에도 유일하게 반대표를 던졌다.
또 부시 정부가 탈퇴를 선언한 교토(京都)의정서 지지의사를 밝히고, ‘평화부’ 신설법안을 제출하는 등 환경, 평화론자로 널리 알려져 있다.
미국 여성 작가수잔 존탁은 독일 알게마이네 자이퉁 15일자에 기고한 칼럼에서 미 언론과 정치인들이 이번 테러를 자유와 문명에 대한 비겁한 공격이라고 몰아가고 있지만 이는 기만적인 것이라고 비난했다.
존탁은 “이번 테러가 스스로를 세계 초강국이라고 선언한 미국이 저지른 짓에 대한 결과라는 점이 무시되고있다”면서 “미국인들은 자신들의 나라가 아직도 이라크를 폭격 중이라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프랑스의 전역에서는15일 테러 희생자를 추도하기 위한 3분 묵념이 있었지만 소도시 에갈레예의 자크 로랑 시장은 3만8,000여 지방자치단체장 가운데 유일하게 이를 거부했다. 그는 “미국은 세계 경찰로 자처하며 경쟁 국가에 압력을 가하고 간섭해왔다”면서 “이번 재난은 스스로 자초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남경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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