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테러 대참사의 충격파를 완충하기 위해 미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뿐만 아니라, 유럽중앙은행(ECB) 등 세계 주요 통화 당국이 조만간 금리를 연쇄 인하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14일 국제금융시장에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경기 및 증시 긴급 부양책에 대한 시장의 이 같은 기대감은 아시아와 유럽증시의 속락을 막고 있으며, 다음주 뉴욕증시 개장과 본격적인 외환거래에 앞서 시장안정의 긍정적 재료로 작용할 전망이다.
관심을 모으는 FRB의 금리인하 시점은 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열리는 10월2일 보다 앞당겨져 다음주 뉴욕증시의 개장에 맞춰 단행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뉴욕 뱅크 원 캐피탈 마켓의 선임조사역인 앤터니 캐리다 키스는 “FRB가 뉴욕증시 개장에 타이밍을 맞추고 있다고 본다”며“인하폭은 일단 0.5%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금리인하 기대감은 이미 시장에 반영돼 13일 부분 재개된 미국 외환시장에서는 금리인하를 기정사실화한 거래가 이루어졌다고 파이낸셜 타임스는 전했다.
웰스 파고 앤드 컴퍼니의 한국계 수석연구원인 손성원씨는 CNN에 “이번 금리인하는 테러사태에 대한 일차적 대응이겠지만 위기의 성격상 그 정도(0.5%)는 부족하다고 본다”며 조만간 미 금리가 2%대에 돌입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유럽의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은 13일 FRB와 ECB가 500억달러의 통화스왑을 맺는 등 시장안정을 위한 미ㆍ유럽간 금융공조가 본격화하면서 힘을 얻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14일 “사전 조정에 따른것은 아니었지만, 1987년 ‘블랙먼데이’ 당시와 1998년 신흥시장 금융위기 때 미국과 유럽 등 주요국 금리가 연쇄 인하했다”며“시장은 영국 잉글랜드은행과 ECB가 금리를 연내에 0.5% 추가 인하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뉴욕 HSBC은행의 마크 챈들러도 “미국과 일본이 불황의 벼랑 끝에 있다”며 “각국 통화당국자들이 (미국 테러사태가 더해져) 시장의 위기감이 1987년 당시보다 심각하다는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조속한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테러 발생 이후 미국과 서방선진 7개국(G7)의 금융시장 안정책은 13일까지 1,000억달러(ECB 630억달러, FRB 383억달러) 가까이 방출된 직접적인 자금공급과 향후 금리인하를 축으로 하고 있다.
한편, 경제분석가들은 미국과 유럽의 금리인하에도 불구하고 일본은 이미 금리가 제로금리라는 점을 감안, 금리정책 보다는 일본 국채 매입 등을 통한 일본중앙은행(JOB)의통화 추가 방출 쪽에 무게를 둘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장인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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