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14일 경제장관 및 경제단체장 간담회를 긴급 소집했다.미국 테러 대참사로 세계 경제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우고 우리 경제에 대한 불안감이 증폭되는 상황에서 민관이 머리를 맞대고 활로를 모색하자는 것이 간담회의 취지였다.
그렇다고 당장 해법이 나올 수는 없기 때문에 간담회는 ‘힘을 합치자’는 결속과다짐의 자리였다.
정부 재계 노조가 힘을 합하는 모습이 국민 불안을 해소해주고 외국 자본가들에게 투자심리를 부추길 수 있는 경제 심리적 처방이었다.
간담회의 취지에 맞춰 박용성(朴容晟) 대한상의 회장 등 8개 경제단체장은 “위기극복을 위해 모든 경제주체가 힘과 뜻을 모으고 함께 노력하자”는 결의문을 채택했다.
김 대통령도 “우리 모두 금 모으기 운동을 했을 때의 초심으로 뭉치자”며 단합을 강조하고 “난국을 돌파해 나가는 힘이 오늘 모임에서 나오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 대통령은 또 “결의문만 발표하고 헤어지는 일과성에 그치지 말고 대책반을 가동, 수출 금융 등 애로사항을 논의하고 해결해야 한다”고 실천을 당부했다.
이에 앞서 경제단체장들은 정부에 구체적인 요구사항을 말했다. 박용성 회장은 과감한 규제개혁, 시장불안 요인의 해소, 신용보증제도의 확충을 요청하고 “내수진작을 위한 재정적자도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각중(金珏中) 전경련회장은 “IMF 보다 어려워질 수 있다”면서 “이럴 때일수록 구조조정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재철(金在哲) 무역협회장은 수출 애로의 타개를 위한 긴급 금융지원을 요청했고 김창성(金昌星) 경총회장은 “아무리 좋은 정책도 노사관계가 불안해지면 무위”라며 노사단합과 안정을 강조했다.
김영수(金榮洙) 중소기협회장은 금리추가인하와 중소기업 해외마케팅 지원을 부탁했고 이남순 한국노총위원장은 “국민 공감대가 중요한 지금 투명성과 파트너십이 강조돼야 한다”고 말했다.
유시열(柳時烈) 은행연합회장은 수출금융의 부작용 개선을, 정대근(鄭大根) 농협중앙회장은 쌀값 안정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진념(陳稔) 경제부총리 등은 내수진작을 위한 재정집행의 활성화, 충분한 유동성공급 등의 방침을 밝히며 정책 차원의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영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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