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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국가 브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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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국가 브랜드

입력
2001.09.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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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를 경악케 한 미국 테러에서 테러범들은 뉴욕의 세계무역센터 빌딩과 국방부 청사를 목표로 했다.진짜 노린 것은 백악관과 대통령 전용기였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테러리스트들이 이것들을 표적으로 한데는 충분한 이유가 있어 보인다.

세계무역센터는 세계 경제를 좌지우지하는 미국의 경제력을 보여주는 미국 부의 상징이다. 국방부나백악관, 대통령 전용기는 냉전 종식 이후 유일한 강대국으로서의 미국, 그 자체다. 테러범들은 자신들의 의도를 최대화하기 위해 세계 정치 군사 경제의핵심물을 대상으로 한 것이다.

■사람들은 어떤 사람이나 물건, 장소 등을 보거나 생각할 때 그것이 무엇을 상징하는 지를 함께 떠올리는 경우가 많다.

여러 성격이 혼재해 있어도 특정한요소가 모든 것을 말해 버린다. 그리고 그 인상은 한번 머리에 박히면 좀처럼 지우기 힘들다. ‘상징 조작’이 이미 오래 전부터 현대 사회의 주요 개념으로 자리잡은 것은 이런연유에서다.

■국가도 어떤 나라하면 곧 무엇이 연상되는 시대에 접어들었다고네덜란드 국제관계연구소의 피테르 반함 연구원은 강조했다.

그는 국제문제 전문지 포린어페어스 9ㆍ10월에 실린 ‘브랜드 국가의 번영’이란 글에서 “현대에 들어와 국가도 브랜드화 했으며, 브랜드 구축이 가장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벨기에 에스토니아폴란드 등 상당 수 국가들이 자신들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은 어떤 이미지를 갖고 있는 것일까. 아직도 ‘동방예의지국’ ‘고요한 아침의 나라’라고 생각할 것인가.

지난 7월 초 주한상공회의소협의회가 개최한 한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이 밝힌 것은 별로 좋지가 않다. “전투복을 입고 도심을 지키는 경찰이 두려운 이미지를 갖게 한다” “프랑스는 한국에 비해 시위가 더 많지만 안정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어외국 투자자들이 안심한다”는 등이다.

반함 연구원은 자국 브랜드 관리가 각국 정치인의 주된 임무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 정치인들은 지금 무엇을 하고있는지.

이상호 논설위원

s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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