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남자배구의 간판 신진식(26ㆍ188㎝)과 김세진(27ㆍ200㎝ㆍ이상 삼성화재)이 갈수록 감칠맛을 내고 있다.단신이면서도 폭발적인 스파이크와 서브로 부동의 레프트자리를 지키고 있는 신진식이 ‘힘’을 대표한다면 ‘기교’는 상대 블로커들을 역이용하는 농익은 배구를 하는 김세진(200㎝)의 몫.
13일 아시아남자배구선수권의 미리보는 결승전인 호주전에서 이들 콤비는 한층 곰삭은 궁합을 자랑하며 한국의 승리를 이끌었다.
호주는 주전 6명의 평균신장이 201㎝로 한국에 비해 7㎝가 크다. 특히 라이트반 비스트, 센터 하워드는 각각 207, 208㎝로 둘이 레프트블로킹을 뜨면 산이 가로막고 있는 거나 마찬가지.
하지만 신진식은 2, 3세트 박빙상황서 이들 더블, 트리플블로킹을 대각으로 꿰뚫는 강스파이크로 꺼져가던 한국팀의 기를 살렸다. 더구나 신진식이 3세트 안정된 서브리시브, 빠른 발을 통한 다양한 이동공격, 폭발적인 스파이크서브 등 3박자를 통해 얻은 연이은 6득점은 호주감독조차 혀를 내두르게 했다.
잦은 부상과 체력저하로 장병철과 교대로 투입, ‘월드스타’라는 별호를 무색케 했던 김세진은 파워보다 기량을 앞세울 줄 아는 지략가로 거듭났다. 상대 블로커가 완벽하다 싶으면 힘을뺀 채 톡톡 때리는 지능적인 수법으로 착실히 점수를 얻어 신진식의 고군분투를 도왔다.
토스볼이 네트에 붙으면 쳐내고 떨어지면 강스파이크(완블로커),또는 연타성 틀어때리기(투블로커)로 19득점을 올렸다. 공격성공률 랭킹 1위를 달리는 신진식과 디거(호수비) 1위에 올라 있을 정도로 살림꾼 역할까지 맡게 된 김세진이 15, 16일 8년만에 한국에 아시안컵을 선사하기 위해 또 출격한다.
이범구기자
lbk1216@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