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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딩크 "베리 굿! 이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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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딩크 "베리 굿! 이을용"

입력
2001.09.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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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알려지지 않은 선수가 향상된 기량을 보여줬다. 누군지 여러분도 알 것이다.”13일 나이지리아와의 1차 평가전이 끝난 뒤 거스 히딩크 감독은 인터뷰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대표팀의 신인선수를, 이름은 밝히지 않은 채 공개적으로 칭찬했다.

전문가들의 견해와 이름이 잘 알려지지 않은 선수들의 활약을 분석해 볼 때 히딩크 감독을 사로잡은 선수로는 이날 전ㆍ후반을 모두 소화한 이을용(26ㆍ부천)이 꼽힌다.

초반 왼쪽 미드필더로나선 이을용은 전반23분 중앙수비를 맡던 김상식이 퇴장당해 수적 열세에 몰리자 왼쪽 윙백으로 내려와 안정된 플레이로 대표팀을 패배의 수렁에서 건져내는데 크게 기여했다.

이을용은 이날 포지션의 특성상 화려하진 않았지만 보이지 않는 위치에서 내실있는 경기내용으로 히딩크 감독의 두터운 신임을 얻게 됐다.

1월 대표팀에 발탁된 뒤 전문가들로부터 “히딩크의 전술 소화능력이 있는 유일한 선수”라는 칭찬을 받았던 그는 그러나 이후 불의의 부상으로 태극마크 유니폼을 벗어야 했다. 지난달 유럽전지훈련서 가까스로 다시 발탁돼 왼쪽 윙백자리를 만족스럽게 소화하며 히딩크 감독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이을용은 수비력과 공격력을 모두 겸비한 보기 드문 선수로 평가받는다. 미드필드의 세밀한 조직력을 중시하는 소속팀 부천에서도 수비와 미드필더를 오가며 팀의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다. 좀처럼 볼을 빼앗기지 않는 안정적인 플레이와 언제라도 한방을 터뜨릴 수 있는 강한 왼발 중거리슛이 장기이다.

기술위원들 사이에서도 ‘두 가지 이상의 포지션을 무난히 책임질 선수’로 인정받을 만큼 전술 이해능력이 뛰어나지만 스스로는 “아직 히딩크 감독의 전술적인 주문을 소화하는데 많은 어려움을겪고 있다”고 겸손해했다.

A매치 경험 부족이 흠이라면 흠. 그러나 무(無)의 상태에서 선수를 평가하는 히딩크 감독은 그를 내년 월드컵에 대비해 가장 발전 가능성이 높은 ‘진짜 대표감’으로 여기고 있다.

이준택기자

nag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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