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악의 항공기 테러 참사의 후유증으로 미국이 극심한 ‘폭탄테러’ 신드롬을 앓고 있다. 시민들이 방치된 가방이나 차량 등 조금이라도 의심스러운 물건이나 상황을 접하면 바로 신고를 하는데다, 폭탄을 설치했다고 협박하는 허위 주장까지 난무하고있기 때문.특히 참사 현장인 뉴욕과 워싱턴에는 ‘자라보고 놀란 가슴…’식의 제보가 잇따라 인근 주 주민들까지 테러공포에 휩싸여 있다.
13일 뉴욕 맨해튼 중앙역(驛)에서는 허위 폭발물 경보가 울려 시민 수천명이 거리로 쏟아져 나오는아수라장이 벌어졌다.
이 소동은 낮 12시께 한 지역 TV방송이 중앙역 인근지역에 폭발물로 의심되는 물건꾸러미가 있다고 보도하면서 일파만파로 번졌다.열차 승객들까지 네 블록 밖 안전지대로 대피시킨 후 경찰과 소방관이 수색에 나섰지만 40분만에 허위 제보로 밝혀졌다.
오전에도 퀸즈와 브롱스를 연결하는 화이트스톤 다리에 정차된 트럭에 폭발물이 설치된 것 같다는 신고가들어와 양방향 교통통제가 이뤄졌다.
워싱턴 미 국회의사당에서도 이날 의심스러운 소포가 있다는 제보가 들어오자 즉각 소개령이 발동됐다.상하 양원 의원과 방청객, 직원 등을 모두 내보낸 후 폭발물처리반이 투입돼 30분동안 수색작업을 벌였지만 폭발물은 발견되지 않았다.
12일에도 뉴욕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과 조지 워싱턴 다리에 폭발물이 설치됐다는 신고가 잇따라 접수되면서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이 같은 폭탄테러 신드롬은 전세계로 확산될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13일 칠레 수도 산티아고의 월드트레이드센터와 영국대사관에 폭발물을 설치했다는 허위 제보가 들어왔고, 아르헨티나에만 25건의 폭탄테러 관련 신고가 들어오기도 했다.
안준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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