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은 녹초가 됐지만 의사로서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에 보람을 느낍니다.”맨해튼 11가의 세인트빈센트병원 응급실에서 부상자 치료에 뜬눈으로 밤을 새운 한인 1.5세대 의사 신용택(36)씨는 전쟁터 같은 아수라장 속에서도 미국인들의 따뜻한 인간애를 체험하고있다고 말했다.
그는 “부상자들이 본격적으로 도착하기전에 이미 자원봉사자들의 전화가 빗발치고 헌혈이 줄을 이었다”며 “이런 인간애가 미국을 지탱하는 힘인 것 같다”고 말했다.
병원에서 유일한 한국인 흉부외과 전문의인 신씨는 “비번인 동료의사와 다른도시에서 활동하는 의사들도 테러소식을 접하고 곧바로 달려와 밤샘을 하며 부상자 치료를 돕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씨는 병원으로 실려오는 부상자 중 상당수가 심한 화상이나 파편상, 골절상을 입었으며 첫 날에는 일반시민이 대부분이었으나 전날 밤부터는 현장에서 구조작업을 벌이던 소방대원과 경찰관이 부상자의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사건을 겪으면서 “의사로서 도울 수 있는 기술을 익힌 것이 고맙고 미국으로 이민와 배운 기술로 미국인들이 가장 어려울 때 도움을 주고 있다는 것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1975년 특파원 발령을 받은 아버지를 따라 미국 뉴욕에 건너온 그는 코널의대를 졸업한 뒤 하버드대 부속병원에서 레지던트를 거쳤으며 국내 심장병어린이 돕기에 나서기도 했다.
/뉴욕=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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