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美테러 대전 / 탈레반 군대·무기 재배치 결전 준비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美테러 대전 / 탈레반 군대·무기 재배치 결전 준비

입력
2001.09.14 00:00
0 0

■긴장의 아프간오사마 빈 라덴를 비호해온 아프가니스탄의 집권 탈레반이 미국의 보복 공격을 각오하고 임전태세에 들어갔다.

워싱턴 포스트는 13일 탈레반정권이 최고 지도자를 피신시키고 군대와 무기를 재배치하는 등 전시상태로 돌입했다고 파키스탄의 정보소식통을 인용, 보도했다.

탈레반의 급진파 최고 지도자인 모하마드 오마르는 이미 아프간 남부의 사령부를 떠나 모처로 피신했다.

또 박격포와 전투기 등을 긴급히 이동 배치해, 미국의 습격에 반격할 준비를 하고 있다.

파키스탄의 한 고위 보안관리는 “아프간 전역은 전시와 같은 상황에 놓여있다”며 “탈레반도 미국의 공격에 대비, 전쟁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탈레반이 조지 W 부시 미 정부의 ‘응징’에도 불구하고 왠만해서는 굴복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도리어 미측의 공격에 정면으로 맞서는 ‘본토결전’방침을 확고히 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탈레반이 지난 1998년 미국의 크루즈 미사일 공격 받은 경험을 바탕으로 미국의 공습이 있더라도 지도부와 군사력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동시에 투입될 미국 지상군과 본국에 직접적인 타격을 가하는 적극 방어 전략을 세웠다는 것이다.

앞서 탈레반은 12일 “미국이 아프간을 보복 공격한다면 이는 아랍권의 반미 감정만 고조시킬 것”이라며 “아프간 국민이 희생된다면 미국은더 많은 자살 테러공격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그냥 앉아서 당하지만 않을 것이라고 엄포를 놓은 것이다. 구 소련과의 10년전쟁을 겪은자신감에서 비롯된 강경자세다.

탈레반은 “빈 라덴의 추방을 검토할 수 있다”고 유화적 제스처를 내비치기도 했으나 “미국이 관련 증거를 제시한 뒤”라는 단서를 달아신병인도도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을 사실상 천명했다.

아프간과 접경하고 있는 파키스탄도 국경지대에 4만5,000명의 병력을 집중 배치해 미국의 공격으로 발생할 수 있는 아프간 난민의 유입,군사적 충돌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미국은 빈 라텐 체포를 위한 특수작전에 파키스탄의 군사적 지원을 요청하고 있으나 파키스탄은 이를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아프간에 대한 미국의 공습이 임박함에 따라 13일 수도 카불에서는 국제 기구 직원 뿐 아니라 현지 주민들도 탈출 러시를 이루고있다.

유엔에 이어 국제적십자사(ICRC)도 이날 카불 주재 외국인 직원을 대부분 철수시켰으며, 독일도 아프간에 있는 23명의 자국민에 대해 소개령을 내렸다.

카불 시내 대부분의 상점은 철시 준비를 하고 있으며, 주민들은 언제든지 공습에 대피할 수 있도록 생필품을 꾸리고 있다.

최기수기자

mounta@hk.co.kr

■빈 라덴 어디 숨었나

동시 다발 테러 참사의 주범으로 지목된오사마 빈 라덴(44)은 미국의 집요한 추적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행방이 묘연하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그동안 500만 달러의 현상금까지 내걸고그를 쫓아왔지만 번번히 체포에 실패했다.

이슬람 세력의 비호를 받으며 아프가니스탄 오지에 깊숙이 몸을 숨기고 있는 그를 검거하기란 이번에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미 수사당국은 파쉬툰 종족이 살고있는 사막지대 칸다하르가 그의 주무대일 것으로 보고 있으나 최근 산악 지방인 우르즈간에 진지를 구축하고 안전가옥에서 숨어있다는 설이 나오는 등아프간을 종횡무진하고 있다.

그는 수 백㎞ 떨어진 여러 거점들을 주로 밤에 픽업 트럭이나 헬기로 수시로 이동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이 1998년 아프간 호스트주에 있는 빈 라덴의 기지를 크루즈미사일로 공격했을 때도 2시간 전에 자취를 감췄다.

도청을 피하기 위해 조랑말을 타고다니는 밀사를 통해 지시를 전달하는 19세기 통신수단까지 사용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주목되는 것은 그의 테러조직망이 알려진것보다 훨씬 광범위하게 확충됐다는 점이다. 미 중앙정보국(CIA)은 알-카에다 군사본부 산하의 ‘슬리퍼(Sleeperㆍ동면스파이)’와 ‘서브마린(Submarineㆍ잠수함)’의 공작원 5,000여명이 50여개국에 잠복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평소 식당종원원 등으로 위장한 이들은 철저하게 세포조직으로 구성돼 지난해 예멘에서미군함 콜호 폭파사건때도 검거된 용의자들이 공격직전에야 만났던 것으로 밝혀졌다.

더욱이 서방 정보기관들은 이번 테러의규모 등에 비춰볼 때 범이슬람테러조직의 발족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이 아프간에 본부를 두고 있는 이슬람 근본주의 단체‘자마트 알-이슬라미에’를 지목하고 있는 것도 이번 테러공격이 한 두 테러단체로는 불가능하다는 점 때문이다.

빈 라덴이 지난 1월 이집트의 테러지도자 아부 하파자 알 마스리의 딸을 며느리로 삼았고, 지난해 10월 예멘의 실력자의 딸(18)을 네번째 부인으로 맞아들인 점도 이슬람테러 세력의 폭넓은연대 연대 가능성을 말해준다.

정정화기자

jeong2@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