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렌 니어링의 소박한 밥상딱딱한 통밀빵과 생과일, 소금을 안 친 팝콘으로 차린 단촐한 식탁에서 수선화가 웃고 있다. 아름다운 자연주의자 스코트 니어링과 헬렌 니어링 부부의 식탁이다.
그들은 평생 의사나 약을 찾지 않고도 건강하게 장수했다. 스코트는 100세 되던 해 스스로 음식을 줄여 삶과 이별했고, 헬렌은 1975년 92세로 죽었다. 비결은 소박한 삶, 소박한 밥상에 있다.
이 책은 헬렌 니어링의 요리법과 요리철학을 전하는 아름다운 에세이다. 요리책에 빠지지 않는 화려한 사진이나 복잡한 계량 단위 같은 찾아볼 수 없는 별난 요리책이다.
대신 왜 먹는가, 무엇을 어떻게 먹을까에 대한 차분한 성찰과함께, 그가 매일 차렸던 소박한 음식들의 요리법을 소개한다. 요리법은 매우 실용적이어서 바로 실천할 수 있다.
헬렌 니어링의 요리 원칙은 되도록 날 것으로, 조리할 때는 낮은 온도에서, 최대한 단순하게 한다는 것이다. “식사를 간단히 준비하자.
이루 말할 수 없이 빨리.그리고 거기서 아낀 시간과 에너지는 시를 쓰고 음악을 즐기고 곱게 바느질 하는 데 쓰자.
자연과 만나고 테니스를 치고 친구를 만나는 데 쓰자”고 말한다. 그는 채식ㆍ자연건강법의 식탁을 차렸다.
고기, 생선, 흰 설탕, 흰 밀가루, 달걀, 우유, 베이킹 파우더가없는 음식을 만들었다. 괴상한 요리법처럼 보이지만, 그 음식들은 니어링 부부의 몸과 영혼을 건강하게 지켜주었다.
이 책이 아름다운 까닭은 자연과 생명에 대한 사랑 때문이다. 헬렌 니어링은 먹고사는 데 대한 인식과 소비지향적 삶의 방식을 반성하게 만든다.
“사과든 토마토든 풀 한 포기든 먹으려면 그것을 죽여야한다. 우리가 무슨 권리로 자연의 경이를 소비할까.
우리는 지상의 모든 것에 연민을 갖고, 최대한 많은 것에 유익을 주고, 최소한의 것에 해를 끼치도록 노력해야 한다.”
니어링 부부는 대공황이 미국을 강타한 1932년, 번잡한 도시를 떠나 시골에 정착했다. 직접 텃밭을 일구고 최소한의 것으로 자급자족하는 삶을 실천한 기록 ‘조화로운 삶’ 등으로 국내 독자들에게도 잘 알려졌다.
헬렌니어링 지음ㆍ디자인하우스 발행
오미환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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