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치한 항공기를 건물에 충돌시킨 이번 뉴욕ㆍ워싱턴 동시다발 테러로 테러의 역사는‘신기원’을 맞게 됐다.1798년 프랑스 학술원사전에 ‘테러’라는 표제어가 등장한 이후 가장 고전적인 테러 방식은 ‘암살’이다. 1차 대전을 촉발한 오스트리아 황태자 암살사건에서부터 존 F 케네디 미국 대통령, 마틴 루터 킹 목사, 최근의 이츠하크 라빈 이스라엘 총리 암살까지 암살은 정치적 격변기마다 ‘애용’돼왔다.
1960년대 들어 약소국들의 생존전략의 하나로 ‘국가 테러리즘’이란 개념이 등장했다. 이들이 선호한 방식은 ‘항공테러’. 67년 7월 팔레스타인 인민해방전선(PFLP)이 이스라엘 항공기를 처음 공중납치(하이재킹)한 이후 지금까지 900여회의 항공기납치, 100여회의 항공기 공중폭파가 발생했다.
70년대에는 테러가 전세계로 확산되면서 국제적 테러 네트워크가 형성됐다. 각국 테러단체들이 공조해 72년 뮌헨 올림픽, 75년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의 등 대형 국제행사에서 대담한 테러를 감행했다.
사회주의 단체들이 ‘반전’, ‘반미’ 등을 주장하며 ‘인질납치’를 단골메뉴로 택한 것도 이 시기였다.
소련, 쿠바 등이 국가 차원에서 테러단체를 지원ㆍ조종하기 시작한 80년대 이후에는 테러가 본격적으로 대형화ㆍ조직화ㆍ지능화해 희생자 수가 급증하고 대처도 그만큼 어려워졌다. 폭탄을 차에 싣고 돌진하는 자살테러, 원격조종에 의한 폭탄테러 등이 일반화했다.
70년대 이후부터 미국이 주도해 테러 대응ㆍ방지를 위한 국제적 노력이 계속됐지만 성과는 별로 없었다.
미국을 중심으로 83년 ‘국제 테러리즘 대책법’, 85년 ‘국제안전과 개발협력법’이 제정됐다. 이에 따라 현재 각국은 테러 관련 정보의 교환과 테러단체에 대한 압력행사에 나서고 있다.
최문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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