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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테러 대전 / 혼돈의 경제…세계경제, 美응징수위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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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테러 대전 / 혼돈의 경제…세계경제, 美응징수위에 달렸다

입력
2001.09.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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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대한 동시다발 테러 발생 이틀째를 지나면서 국제금융 및 상품시장을 휩쓸었던‘쇼크’는 서서히 걷히는 분위기지만, 미국을 비롯한 국제 경제는 아직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대부분 경제전문가들은 테러 자체 보다는 이번 테러에 대한 미국의 향후 대응이 하반기 경제의 향방을 가르는 결정적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숨을 죽인 채 백악관을 바라보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13일 “향후세계경제는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앞두고 있는 결정에 달려있다”고 보도했다.

응징의 방법과 수준에 따라 미국과 세계 경제의 명암이 뚜렷이 갈릴 것이라는 얘기에 다름아닌 셈이다.

13일 들어 뚜렷해진 국제금융시장의 안정세는 테러의 현실적인 여파가 정서적인‘쇼크’보다는 크지 않을 것이라는 데서 비롯된다.

여기에 폴 오닐 미 재무장관과 앨런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장의 잇단 시장 안정발언, 신속한 각국의 협력 의지 천명 등이 도움이 됐다.

물론 이번 테러에 따른 직접적 파급 만으로도 가뜩이나 불황의 경계에 서있던 미국경제의 추가 위축이 확실시 되고 있다.

우선, 직접적인 손해액이 200억 달러를 상회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보험ㆍ여행ㆍ소매ㆍ항공산업 등의 위축이 예상되고 있다.

특히, 이번 테러로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2.7%를 차지하고 있는 월가의 영업이 멈춰있고, 대규모 쇼핑몰 등의 매출이 격감할 것 등을 감안할 때 3ㆍ4분기와 4ㆍ4분기의 잇단 경기위축은 불가피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피해는 예상되고 있는 미국과 서방선진7개국(G7) 등의 금리인하및 재정정책으로 어느 정도 흡수가 가능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가장 우려되는 부문은 그나마 미국 성장의 마지막 보루였던 소비이다. 현재 미국GDP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소비는 그동안 각종 위기 때마다 급락세를 보여왔다.

일례로, 1990년 걸프전은 미국 소비심리의 급락에 이은 실질소비의급감으로 1990~1991년 불황의 직접적 원인이 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물론, 당시 사태는 유가 급등과 맞물렸고, 이런 상황이 물가 인상으로 이어져 실질 소비를 급격히 위축시켰다는 점이 유가가 상대적 안정세를 보이는 이번 사태와 다른 점이다.

경제전문가들은 부시 대통령이 현재 검토되고 있는 ‘전쟁수준의 무력 응징’을 강행할 경우, 이미 발생한 경제적 피해 외에 본격적인 실질 소비의 감소가 현실화할 것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

특정 지역, 또는 국가에 대한 무력공격은 자칫 아랍권 전체와 미국의 극심한 대립을 야기할 것이 뻔하고, 이는 전 세계 물가상승을 야기할 유가급등으로 곧바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이와 관련, “(이번 사태로) 미국의 하반기 실질소비 성장률이 1.5% 이하가 될 경우 0.2% 정도로 예상된 미국의 연간 GDP 상승률은추가 급감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런 관점에서 대부분의 경제전문가들은 미국이 강공을 선택하고 이에 따라 석유거래를 비롯한 세계 무역질서와 국제금융시스템에 타격이 가해질 경우, 테러에 따른 미국발 경기불황의 여파는 전세계 경기침체의 심화 및 장기화로 확대 재생산될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장인철기자

ic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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