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 자살비행 테러로 스카이라인에서 사라진 뉴욕 맨해튼의 세계무역센터 주변은 13일에도 수백대의 경찰차와엠뷸런스, 수천명의 군경과 구조대원, 자원봉사자들이 모여 사흘째 철야 구조작업을 계속했다.그러나 붕괴한 건물더미 안에는 아직도 불길이 남아있어 계속 연기를 내뿜고 있으며 건물 잔해가 너무많은 데다 건물더미와 인근 건물의 추가 붕괴 위험까지 있어 구조작업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장에는 화산재 같은 잿빛 가루가 온통 거리를 뒤덮고 있었다. 발에 채여 먼지로 흩어지는 재의 두께가4~5㎝는 족히 될 것 같았다.
한 경찰관은 플라스틱 통에 재를 담으며 “후손에게 보여주겠다”고 결연한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주변 도로에는 사고당시의 급박함을 말해주듯 하이힐과 핸드백, 주인을 잃은 유모차가 잿더미에 덮힌채 나뒹굴었다.
주변 건물들도 무역센터 건물 붕괴에 따른 충격과 떨어지는 파편에 맞아 곳곳이 떨어져 나가면서 위태롭게서 있었다.
한 40대 소방관은 “20년소방관 생활에 이번처럼 끔찍한 일은 처음”이라며“건물 잔해 속에는 팔, 다리 등이 떨어져 나간 사체가 곳곳에 널려 있다”고 참혹한 현장 모습을전했다.
루돌프 줄리아니 뉴욕시장은 13일 현재 약 2,000여 명의 부상자가 병원에서치료를 받고 있으며 시당국이 시신용 백(body bag) 3만여 개를 확보하고 있다고 밝혀 사망자수가 시간이 지날수록 급증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줄리아니 시장은 그러나 이는 온전한 시신 외 시신의 일부분만 수습되는 경우에도 대비한 것이라고 설명, “성급한추측을 하지 말 것” 을 당부했다.
줄리아니 시장은 또 세계무역센터 쌍둥이 빌딩에 대한 테러공격으로 인한 실종자수가총 4,763명으로 집계됐다고 덧붙였다.
뼈만 앙상하게 남은 채 가까스로 버티고 있던 세계무역센터 남쪽 빌딩의 7층 높이외벽은 이날 밤 마침내붕괴됐다. 이로써 사건 발생 후 30시간 만에 무역센터 쌍둥이 빌딩은 흔적조차 찾을 수 없이 완전히 쓰레기 더미로 변했다.
한 경찰관은 “모든 것이 재로 변했다”면서 “110층 짜리 빌딩 2개가 3㎙ 높이의 쓰레기 더미로변했다”며 참상을 전했다.
맨해튼에서는 폐쇄됐던 다리와 터널이 부분적으로 열리고 복구작업이 빠르게 진행되고는 있지만 도시 기능은 반조차 회복을 못했다.
도심 곳곳에는 바리케이드가 설치되고 인근 다른 도시의 경찰관과 경찰학교 생도들까지 동원된 경찰력이 교차로마다 배치돼 행인과 차량을 통제했다.
상가는 절반 이상이 문을 열지 않았으며 버스와 지하철 등의 대중교통수단도 한참을 기다려야 올 정도로 뜸하게 운행됐다.
거리 곳곳에는 경찰관과 자원봉사자들을 위해 “화장실이나 물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찾아오라”는 시민들의 안내문이 빽빽했다.
또 “비극의 희생자들이 여러분의 피를 필요로 한다”는 헌혈을 호소하는안내문도 곳곳에 눈에 띄었다.
고재학기자
godori@hk.co.kr
김상철기자
scki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