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발생한 사상 최악의 테러로 군과 경찰 등은 즉각 비상근무체제에 돌입하는 등 긴박한 움직임을 보였다.주한 미대사관과 주한미군시설 등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 경찰과 미군의 경계강화로 마치 전시 같은 모습이었다.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는12일 오전 이번 테러가 우리 안보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며 다각도로 대책을 논의하는 등 분주한 모습이었다.
합참과 한미연합사령부는 이날 오전부터 연합위기관리체제를 가동했다. 국방부관계자는 “국방부 차영구(車榮九) 정책국장과 티모시 도노반 주한미군사령부 기획참모부장을 공동 책임자인 이 협의체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할 것”이라며“미군측의 요청이 있으면 최대한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김동신(金東信) 국방 장관은 11일 밤 한남동 공관에서 머물다 전군에 상황근무와 대공감시 강화를 지시한 뒤 국방부로 나왔으며, 도널드 럼스펠드 미 국방 장관에게 위로전문을 보냈다. 한미연합사는 11일 밤 한국내전 기지 및 시설물에 최고 수준의 경계령인 ‘포스 프로텍션 컨디션 D’를 발령했다.
○…경찰청도 이날 대테러협의회를 가동했으며 전국에서 24시간 비상근무 체제에 돌입했다. 미국 관련시설 67개소(공관 5개소, 군사시설44개소, 기타 18개소)와 이스라엘 대사관, 인천국제공항 등 5개 국제공항에 특공대와 전경대를 추가 배치했고 경계요원들은 K-1, M-16 등의소총을 휴대한 채 근무하고 있다.
청와대 등 국내주요기관 11곳에 대한 경비도 강화됐으며 서울 반포대교 등 주요도로와 교량에서 검문 검색을 실시중이다.
◈ 美대사관 400명 삼엄 경계
○…미8군은 기지 출입로에 바리케이드를 추가 설치하고 영내로 진입하려는 차량들에 대해 트렁크 검색은 물론, 차량 내부수색과 신분확인 절차를 엄격히 실시하는 바람에 차량 1대를 검문하는 데 5분 이상이 소요돼 일대 도로가 극심한 정체를 보였다.
서울 종로구 세종로 미 대사관과 중구 정동 미대사관저에는 총기와 오뚝이 철침판등을 휴대한 경찰이 배치돼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특히 미대사관 주변에는 400여명의 경찰을 배치한 데 이어 오후 7시부터 폭발물 처리요원 등 경찰 특공대 7명과 장갑차 1대를 추가로 투입, 삼엄한 내ㆍ외곽 경계 태세에 들어갔다.
○…미국 현지 공항 폐쇄조치로 12일 미국행 노선 모든 항공기 출발이 전면 중단된 인천국제공항은 미주노선 항공기 결항 여부를 확인하고 대체항공편을 찾는 승객들로 하루종일 혼잡했다.
이미 미국으로 출발한 5편의 항공기를 탔던 승객과 승무원의 가족들은 공항에서 초조하게 기다리다 항공기가 회항,무 사히 안착하자 안도의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
공항공사와 국정원 법무부 경찰 등 관계 기관들은 이날 오전4시 보안대책협의회를 갖고 보안 강화 조치를 취했다.
특히 주기장의 미 국적 항공기 주변에는 무장 경비원을 따로 배치해 테러에 대비했다. 법무부도 테러리스트 1,800명에 대한 블랙리스트를 배포하고 중동인에 대한 입ㆍ출국 심사를 강화했다.
◈ 국내항공사 100억대 손실
○…하늘길이 막힌 12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등 국내 항공사는 발이 묶인 탑승객들의 안전 및 수송대책을 마련하느라 골머리를 앓고 있다.
항공사들은 일단 인천공항으로 회항한 탑승객에게는 환불조치하고 나머지는 부근 호텔에 투숙 시키거나 육로를 통해 목적지로 수송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이번 사태로 90억여원, 아시아나는 15억여원의 영업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보고 13일 오전1시 항공운항 재개 여부를 발표할 미연방항공청(FA)의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
국내 여행사들도 미국과 캐나다로 가는 관광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현지에 나가있는 관광객의 안전을 챙기느라 하루종일 부산했다.
롯데관광은 12, 13일 미국과 캐나다로 출발 예정이었던 50여명의 관광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이미 현지에 관광 등 목적으로 나가 있는 150여명의 안전을 점검하고 있다.
이와 함께 중앙고속 등 국내 3개 여행사가 운영하는 판문점 관광이 유엔사령부의 지시로 무기한 연기됐다.
/정녹용기자 ltrees@hk.co.kr
최지향기자 misty@hk.co.kr
고찬유기자 jutd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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