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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테러 大참사 / 범인·수사방향 "용의자 1명은 UAE조종사 출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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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테러 大참사 / 범인·수사방향 "용의자 1명은 UAE조종사 출신"

입력
2001.09.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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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악의 동시다발 테러를 자행한 범인은 누구인가. 미국 수사 당국과테러 전문가들은 12일 아프가니스탄의 오사마 빈 라덴을 유력한 혐의자로 지목, 그의 지시를 받았거나 그와 공모했을 피랍 비행기 탑승 아랍인 등을 중심으로 수사망을 좁혀가고 있다.빈 라덴을 1차로 지목하는 이유는 이번 테러의 규모나 치밀성에 비춰그 만한 전문범이 없고, 그의 추종자들도 3주 전부터 미국에 대한 테러 공격을 공언해왔다는 점이다. 그는 1998년 케냐와 탄자니아 주재 미국대사관 폭파 등 중동지역의 주요 테러사건에 연루돼 결석재판을 하루 앞둔 데다 이미 93년에 세계무역센터를 공격한 전력이 있다.

실제로 연방수사국(FBI)은 빈 라덴이 사건 직전 플로리다에 거주하는 공모자들과 통화한 사실을 확인, 11일 밤(현지 시간) 이들의 집과 우체국 사서함을 수색했다. FBI는 또 납치 비행기 탑승자 명단에서 빈 라덴의알-카에다 조직과 관련된 테러범을 확인했으며 탑승자 중 아랍계 테러 혐의자 거주지에 대해 수 건의 수색영장을 발부 받아 이날 밤 전격 수색에 나섰다.

이와 관련, 매사추세츠주 수사 당국은 용의자로 추정되는 아랍인 남자5명의 신원을 확인했다고 보스턴 헤럴드가 12일 보도했다. 수사 당국이 보스턴의 로건 국제공항 주차장에서 찾아낸 렌터카에서는 아랍어로 된 비행훈련교본과 면도기세트, 칼 등이 발견됐다.

FBI는 용의자중 1명은 아랍 에미리트 출신의 숙련된 조종사이며, 2명은 캐나다와 메인주 포틀랜드를 거쳐 11일로건공항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빈 라덴이라도 이런 엄청난 테러를 혼자 감행하기는 어려웠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수사당국은 빈 라덴을 포함한 이슬람 무장세력 전반에 대해서도 수사에 착수했다. 미국이 최근 유엔 인종차별철폐회의를 보이콧한데다 조지 W 부시 정부의대 팔레스타인 강경책 등에 대응하기 위해 유엔 총회 개최 예정일을 D-데이로 삼은 점, 뉴욕 사건 현장의 비행기 잔해 속에서 코란이 발견된 것으로알려진 점도 이번 사건이 이슬람 세력과 무관하지 않음을 방증하고 있다.

당국은 또 테러범들이 엄격한 항공보안을 피해 4대의 여객기를 동시에납치, 항로를 멋대로 바꾸기까지에는 공항 지상관제요원 등 내부 공모자가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보고 이에 대해서도 수사하고 있다.

당국은 이밖에도이번 사건의 배후가 오클라호마 시티 연방청사 폭파사건 당시와 같이 전혀 뜻밖의 인물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정정화기자

jeong2@hk.co.kr

■희생자 얼마나

미국의 동시다발 테러 희생자 규모는 1941년 일본군의 진주만 공습 희생자의 수배가 넘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는 12일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수천명의 생명이 급살 당했다”고 한 것이 첫 공식 추정치다.

하지만 미국정부 관리들은 13일께 1차 집계가 나올 실제 희생자수는 수만 명에 이를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무너진 세계무역센터 쌍둥이 건물의 상주인원만도 4만 명에 이르고 6시간 후에 붕괴된 47층짜리 7동 건물과 호텔까지 합하면 5만여명에 달한다.

이 건물들에 출입하는 인구는 하루 연15만명이다.맨해튼 벨뷰 병원을 비롯한 의료기관에는 들까지 합치면 하루 15만명에 달하지만 얼마나 많은 사람이 빌딩 잔해더미에 매몰돼 있는 지 알지 못한다.

미 언론들은 “세계무역센터에 1차 테러가 가해진 뒤 수많은 시민들이 구조를 위해 빌딩에 뛰어들었으나 돌아오지 못했다”고 전하고 있다. 당초 부분파손된 것으로 알려졌던 워싱턴의 국방부 건물에서만 800여명의 사망자가 나온 것으로 밝혀졌다.

짐 모런 하원의원(민주)은 “시 당국이 뉴욕에서만 사망자가 1만 명이 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경우 뉴욕에서만의 수치로도 희생자가 군인 2,280명, 민간인 68명이 사망한 진주만 공습의 5배가까이에 이르게 된다.

건물에 있던 사람들 외에도 테러에 이용된 4대의 여객기에 타고 있던 승객과 승무원 266명은 사망이 확실하며, 사고 현장에 투입된 소방관중 265명과 경찰관 85명 등이 실종돼 숨진 것으로 보인다.

루돌프 줄리아니 뉴욕 시장은 11일 오후까지 2,250명이 부상당한 것으로 확인됐으며, 그 수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맨해튼 벨뷰 병원을 비롯한 뉴욕시내 병원 관계자들은 “후송된 부상자들 가운데는 이미 사망한 시민이 많다”고 밝혔다.

미 적십자사는 “필라델피아와 볼티모어 등 인근 적십자 지부로부터 3,200명분의 적혈구를 뉴욕으로 긴급 수송했으나 턱없이 모자란 상태”라고 말했다.

남경욱기자

kwn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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