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 관훈동 갤러리사비나. 20평 남짓한 전시장에 들어서자 정면에 놓인 이상하게 생긴 소파가 눈길을 끈다.철근, 브론즈, 시멘트, 가죽 등으로 만든 높이160㎝짜리 소파인데, 보면 볼수록 ‘앉고 싶다’는 충동이 강하게 인다.
까치발을 한 네 개의 다리는 힘센 근육 모양의 철근, 소파 바닥은 푹신한 가죽. “자궁을표현했다”는 것이 작가의 설명이다.
28일까지 열리는 ‘성동훈-그로테스크한 성(性)’전은 조각에 ‘에로스’를 담았다. 남성 성기를 사실적으로 표현한 ‘The Penis, Symbol’, 두 마리 뱀이 팬티를 향해 고개를 드는 우화적인 ‘Eve’ 등 중앙대 조소과를 졸업한 작가가 4년 여 동안 제작한 14점이다.
‘Whoever has a dream’(높이 170㎝)은 성 욕망에 빠진 인간을 왕관을 쓴닭에 비유했다. 철 가면으로 얼굴을 가리려는 닭의 모습이 우리와 크게 다를 것 같지 않다.
이밖에 꿈틀대며 날고 싶은 욕망을 새를 통해 표현한‘Light’도 눈길을 끈다. 성씨는“가벼운 유희로만 취급하는 성의 담론을 보다 진지하게 풀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02)736-43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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