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심장부를 강타한 동시다발 테러 참사는 11일 오전 7시59분 보스톤을 출발한 로스앤젤레스 행 아메리칸항공(AA) 11편 보잉767기가 이륙 직후 납치되면서 시작됐다.승객ㆍ승무원 92명을 태운 이 여객기는 정상항로에서이탈, 남쪽으로 방향을 튼 뒤 오전 8시45분 뉴욕 월 가 인근의 110층짜리 세계무역센터(WTC) 쌍둥이빌딩의 북쪽 건물 80층께를 들이받았다.
18분 뒤인 9시3분께 다른 비행기가 이번에는 WTC 남쪽 건물로 날아와 중간부분를 강타했다. 오전 8시14분 역시 보스톤을 출발, LA로 향하던 유나이티드 항공(UA) 175편기였다. 2만여명이 출근해 근무하고 있었던WTC을 비롯, 주변 건물 에 있던 사람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오면서 맨해튼 중심가는 아비규환에 빠졌다.
9시30분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TV 연설을 통해 “미국에대한 명백한 테러 공격”이라고 선언했다. 그러나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테러 공격은 곧바로 수도 워싱턴을 가격했다.
9시40분께 비행기 1대가 워싱턴 외곽 국방부 헬기장으로 돌진, 헬기와 부딪친 뒤 펜타곤 1층을 들이받았다. 이 비행기는 승객 등 64명이 탄덜레스발 LA행 AA 77편기. 이 충돌로 5각형 펜타곤 건물의 1개면이 무너져내렸다.
정부는 즉각 전국에 비상경계령과 연방정부 기관을 비롯한 공공청사에 대한 전면소개령을 내렸다. 연방항공국(FAA)은 미국 전역에서 항공기 이륙을 전면금지하고, 국제 항공편은 캐나다에 착륙하도록 했다.
참극은 끝나지 않았다. 여객기에 들이받힌 WTC 남쪽 건물이 9시50분께 거대한 먼지구름을 일으키며 순식간에 무너져 내렸다. 10시30분께 나머지 북쪽 건물도 붕괴했다.
또 뉴워크발 샌프란시스코행 UA 93편이 승객 등 45명을 태우고 이륙한지 2시간 만인 오전 10시께 피츠버그 남동쪽 130㎞ 지점에 추락했다. 뉴욕타임스는 이 비행기가 매릴랜드주 미국 대통령 별장인 캠프데이비드 산장에 대한 공격을 의도했던 것이라고 보도했다.
한승객은 추락 직전 911응급센터에 전화를 걸어 “비행기가 납치됐다. 비행기가 하강하고 있다. 폭발음이 들려온다”고 다급히 알려왔으나, 이내 연락이 끊겼다.
이희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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