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석 브랜드도 패션 쇼 시대다. 5일 하얏트 호텔 리젠시 룸에서 열렸던 ‘티파니 (Tiffany & Co.)’의 보석 쇼가 대표적인 예다.아직 보석 쇼는 일반인이 보기에 다소 낯설다. 패션 쇼 하면 모델이 입은 옷을보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확실히 움직이는 모델들을 보며 목걸이에서 팔찌는 물론이고 반지나 귀고리 같은 작은 보석에 시선을 고정시키는 일은그리 쉽지 않았다.
하지만 몇 명의 모델이 눈 앞을 지나가고 나니 요령이 생겼다. 가만히 뜯어보니,관객의 시선을 보석에 집중시키기 위해 나름대로 세밀한 장치들이 마련되어 있었다.
첫째, 의상은 단순하게. 티파니의 이번 쇼 의상은 ‘에스까다’에서맡았다. 모두 일체의 장식 없이, 지극히 단순한 단색의 파티 드레스였다.
단순한 의상은 보석을 돋보이게 하는데 효과적이었다. 다음은 조명. 어느 정도의 조명이 일반적인 보통 패션 쇼와는 달리 티파니 쇼는 칠흑같이 어두운 가운데 진행되었다.
모델이 등장하면 그의 가슴 위로 서치라이트를 연상시키는 불빛이 맞추어졌다. 마찬가지로 시선을 집중시키기 위한 장치.
마지막 역할은 모델들이 맡았다. 특별한 동작 없이 시선을 정면에 고정시킨 채 도전적인 자세로 무대를 활보하는 여느 쇼와는 달리 보석 쇼의 모델들은 자신들이 착용한 보석을 돋보이도록 하기 위해 팔을 가슴에 대고, 손을 길게뻗고, 목을 뒤로 젖히는 등의 다소 과장된 동작을 쉬지 않고 해야만 한다.
이날 쇼는 티파니의 한국 상륙 5주년을 기념해 티파니의 대표적 디자이너 중의한명인 팔로마 피카소의 작품들과 결혼 시즌을 겨냥한 다이아몬드, 그리고 몇몇 유색 보석 등 100여 점으로 꾸며졌다.
화가 피카소의 딸인 그가가장 즐겨 사용하는 X 모티프를 응용한 심플한 브로치와 팔찌, 초록색이 인상적인 ‘그린 토르말린 컬렉션’, 곡선을 반복적으로 사용해 대담하고 강렬한 느낌을 주는 모나코 컬렉션, 이와 반대로 금과 스털링 실버로 단정하고 깔끔한 느낌을주는 ‘피오리 컬렉션’과 ‘데이지 컬렉션’ 등 그의 대표작들이총망라되었다.
이밖에 16캐럿이나 되는 거대한 다이아몬드 반지, 30캐럿짜리 사파이어 반지도 천문학적인 숫자의 가격을 차치하면, 보는 이의 눈을즐겁게 해 준 작품들이었다.
김지영기자
koshaq@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