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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속으로] 카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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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속으로] 카로사

입력
2001.09.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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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6년 9월12일 독일의 소설가 한스 카로사가 리트슈타이크에서 작고했다.향년 78세.결핵 전문의의 아들로 태어난 카로사는 가업을 이어 의사가 되는데, 이 의업은 카로사 작품 세계의 중요한 소재가 된다.

실상 카로사의 가장 뛰어난 작품들은 거의 자전적 소설들이다. 그 소설들의 주인공이 의사가 되는 과정은중편 ‘아름다운 미혹의 해’(1941)에서 그려진다.

뮌헨 의과 대학 시절 한해동안겪는 사랑과 방황의 기록인 이 작품은 이사가 잦았던 어린 시절을 그린 ‘유년시대’(1922), 랑츠푸트의 고등학교 시절을 그린 ‘청춘의 변전’(1928)을 잇는 작품이다.

‘아름다운 미혹의 해’는 비록 청년기를 그리고 있기는 하지만, 60대 노작가의 솜씨로 빚어져 원숙하고 단단하다.

의사 개업 시절의 체험을 담은 일기체 소설 ‘뷔르거박사의 운명’은 오히려 ‘아름다운 미혹의 해’보다 많이 이른1930년에 발표됐다. 처녀작 ‘뷔르거 박사의 최후’(1913)를 개작한이 작품의 주인공은 결핵전문 의사다.

그는 환자들에게 매우 헌신적인 의사이지만, 자신이 사랑하던 한 여성 환자를 죽음에서 구해낼 수 없게 되자 자살한다.

카로사가 가장 존경하던 작가는 괴테였는데, 주인공의 자살로 마감되는 ‘뷔르거 박사의 운명’은흔히 20세기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이라고 불린다.

카로사의 다른 작품들인 ‘의사 기온’이나‘젊은 의사의 날’도 자신을 모델로 한 듯한 의사를 주인공으로 삼았다.

그는 자전 소설에서 더 나아가 아예 수기를 쓰기도 했다. 군의관으로 종군한 제1차 세계대전 때의 체험을 기록한 ‘루마니아일기’(1924)는 전쟁 문학의 백미로 꼽힌다.

참혹한 전쟁터에서 내면의 빛을 갈구하는 이 수기의모토는 “뱀의 입에서 빛을 잡아라”였다.

고종석편집위원

aromach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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