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미 전역에서 발생한 테러에대해 11일 밤 전군과 경찰에 비상경계령을 내렸다. 김 대통령은 12일 오전8시 청와대에서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주재, 대책을 논의한다.김 대통령은 11일 위로전문을 부시 미 대통령에게 보내는 한편 정부 대변인인 오홍근(吳弘根) 국정홍보청장 명의의 성명을 발표토록 했다.
오 처장은 성명에서 “미국 내 주요 시설에 대한 천인공노할테러 공격을 강력히 규탄한다”며“테러로 희생된 고인들의 명복을 빌고 유가족들에게 위로를 전하며 부상자들의 쾌유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외교통상부는이날 주미대사관과 주뉴욕 총영사관에 긴급훈령을 보내 진상파악 및 교민 안전대책 마련에 만전을 기하라고 지시하는 한편 임성준(任晟準) 차관보를 반장으로하는 테러대책반을 구성, 활동에 들어갔다.
이영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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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는 11일 저녁미 전역의 테러 소식을 접하고 충격에 휩싸였다. 청와대는 특히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이달중 유엔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뉴욕을 방문할 예정이어서 안전문제 등에 예민한 촉각을 곤두세웠다.
청와대 박준영(朴晙瑩)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충격과 경악을 금할 수 없다”면서 “김대중 대통령과 한국정부는 어떠한 동기에 의한 것이건 폭력과 테러를 반대한다는 점을 분명히 밝히고자 한다”고 말했다.
청와대의 한 고위관계자는 “김 대통령의 미국방문 일정에 영향이 있을 것인지를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이날 밤 이회창(李會昌) 총재 주재로 긴급 총재단ㆍ지도위원ㆍ주요당직자 연석회의를 열어 대응책을 논의했다. 이 총재는 “도저히 믿을 수 없는최악의 테러가 발생했다”며 “무고한 생명을 앗아가는 어떠한 테러도 용납돼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당사로 오면서 차속에서 김 대통령과 5분가량 통화하면서 “비상사태에 대비해 철저한 준비를 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 총재는 에반스 리비어 주한 미 대리대사로부터 전화를 통한 상황설명을 들었다. 리비어대리대사는 “사실상의 전쟁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외교통상부를 중심으로 현지 교민들의 안전 대책 마련과 사고수습을 위한 한미양국의 협조 등을 골자로 한 긴급대책을 수립하는등 긴박하게 움직였다.
외교부는 북미국을 중심으로비상연락망을 가동, 심야 비상상황에 대처했다. 최성홍(崔成泓) 외교차관은 사건발생직후 청사로 나와, 임성준(任晟準) 차관보 등 간부들과 심야 회의를 주재, 임 차관보를 반장으로 한 테러 대책반을 구성했다.
외교부는 뉴욕 월드 무역센터에 입주한 한국기업들의 현황을 우선 파악하면서, 이들 업체직원의 안전 파악에 중점을 두었다. 실시간으로 미국현지에 연락을 취한 김성환(金星煥) 북미국장은 사건 직후 무역센터에 입주한 기업은 LG증권등6개 기업, 지방자치단체 국제화재단등 7개 사무소라고 밝히고 “이들 입주 기업으로부터 피해상황이 접수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12일 새벽 4시(한국시간) 뉴욕에서 열릴 유엔총회를 위해 미국에서 머물고 있는 한승수(韓昇洙) 외교부장관은 안전한 것으로 확인됐으나 한 장관의 제56차 유엔총회 의장 취임은 연기될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는 간부들에게 비상소집령을 내리는 등 분주히 움직였다. 국방부와 합참은 밤 11시30분에 위기조치반을 소집, 전군에 상황근무 철저와 공중 항적 태세 감시 강화를 지시하는 등 즉각 조치를 취했다.
김동신(金東信) 국방장관은 공관에서 테러소식을 보고 받고, 상황 파악및 비상조치를 취하도록 지시했고 권영효(權永孝) 국방 차관은 국방부로복귀, 미군과의 긴밀한 협조를 통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한미 연합사령부는 토머스 슈워츠 사령관이 말레이시아에 출장한 관계로 이종옥(李鐘玉) 부사령관이 상황을 진두지휘했다.
권혁범기자
dkwon@hk.co.kr
홍희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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