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테마파크' 증시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테마파크' 증시

입력
2001.09.12 00:00
0 0

11일 주식시장은 급락장세 속에서도 각종 테마들이 한데 쏟아지면서 이른바 ‘테마파크’증시로 돌변,문전성시를 이뤘다.해외 증시의 침체상황에 비해 잘 버티고 있는 국내 증시가 비상구를 찾기 위해 다양한 테마에 몸을 기대는 것으로 분석되지만 전형적인약세장의 패턴이라는 지적도 많다.

이날 테마파크를 개장한 것은 광우병ㆍ구제역 관련주들. 일본 후생노동성이 지바현에서 광우병에 걸린 것으로의심되는 젓소를 발견했다는 보도에 정부가 일본축산물에 대해 국내 수입중단 조치를 취했다는 뉴스에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닭고기 생산업체와 수산물업체,사료업체들이 개장과 동시에 대거 상한가까지 치솟았다. 이날 거래소와 코스닥 상한가 종목 46개 중 이들 업체들이 19개나 차지하자, 일부에서는“증시도 광우(狂愚)병에 걸린 것 아니냐”는 우스갯소리도 터져나왔다. 올들어 서너 차례 광우병ㆍ구제역 관련주가 단기 급등하기는 했지만 이 정도까지는아니었기 때문이다.

수도물에서 바이러스가 검출될 가능성이 있다는 보도를 재료로 정수기업체와 생수업체들도 한때 상한가에육박하는 급등세를 탔다. 또한 한국타이거풀스의 체육복표 ‘스포츠토토’가 오는 15일 시험서비스를 개시할 예정이라는 소식에 타이거풀스아이와합병키로 한 한국아스텐이 상한가로 마감됐고 타이거풀스 지분을 보유중인 업체들과 제휴관계에 있는 업체들도 상승 대열에 합류했다.

여기에 최근 자산주 돌풍을 이끌고 있는 성창기업과 만호제강이부산기반의 쌍두마차로 지난 1993년 9월 이른바 PK주 돌풍의 핵심이었다는 한 증권사 분석에 따라 PK주 부활도 조심스럽게 점쳐졌다. 이날 성창기업은5일 연속 상한가를 이어갔다.

이날의 테마 홍수 사태는 최근 대형주들의 약세 속에서투자처를 찾지 못한 매수세가 저가ㆍ중소형주에 몰리며 빠른 순환매가 펼쳐지는 것과 관련이 깊다. 테마, 업종별 순환매가 빠른 속도로 돌다 한꺼번에부딪친 결과라는 것이다. 대우증권 황준현 연구원은 “자산주, 저가 건설주 등에 대한 매수세 집중은 수익률에 갈증을 느낀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나타나는전형적인 약세장의 패턴”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테마는 이미 나온 내용이거나 급조된것이고 경험상 오래 지속될 성격도 아니어서 개인투자가들의 맹목적인 테마추종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특히 돌풍의 주역이었던광우병ㆍ구제역 수혜주 중 상당수 사료관련업체들은 양계용 사료와 큰 관련이 없으며 수산물업체들은 최근 콜레라 확산과 관련, 오히려 조심스런 접근이 요구된다.

진성훈기자

blueji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