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SBS 등촌동 스튜디오. 가수들이 가사와 음정, 박자를 틀리지 않고 불러야하는 프로그램 ‘도전! 1,000곡’ 녹화가 진행 중이다. 노래 실력이 바로 드러날 수 있어 가수들에게는 ‘공포의 프로그램’이다.가수 미스터 걸즈, 걸 프렌드, 성시경, 유미리, 탤런트 이자연, 개그맨 김의환이 출연했다(9월 2일 방영).
미스터 걸즈와 걸 프렌드는 음정도 불안하고 가사도 잘 몰라 2차 예선에서 무대에 선지 30초도 안 돼 물러났다.
노래방기기에서 무작위로 번호를 선택해 노래를 불러 최종 결선에 오른 두 사람은 발라드 가수로 인기를 얻고 있는 성시경과 오래 전 강변가요제에서 ‘젊음의노트’로 대상을 받은 유미리.
결과는 노래를 잘 부르는 성시경이 가사를 몰라 떨어지고 ‘울고싶어라’를 불안하게 불렀지만 가사는 틀리지 않은 유미리가 우승.
시청자가 이 프로그램에 대해 궁금해하는 사항은 정말 모니터를 통해 출연 가수에게 한 마디도 가사를 보여주지 않는지 여부다.
기자는 몇 차례 불시에 녹화장을 찾았지만 가수들 앞에 놓여있는 모니터에는 가사 한 글자 나오지 않았고‘도전! 1,000곡’ 배경 그림만 나왔다.
이동규 담당 PD는 “만약 가사를 알려주면 조작된 프로그램이다. 노래를 잘 안다는 최진희 김수희 등 가수들도 1차 예선에서 떨어졌다”라고 말했다
그러면 다른 가요 프로그램은? 그 반대다. 대부분 가요 프로그램에선 가사를 알려준다. 방송 사고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KBS 박해선 PD는 “자신의 노래를 수십번 불렀어도 방송할 때 가사를 잊어 버리는 가수들이 적지 않다.
그러기 때문에 프롬프터(카메라 앞에 글자가 나오는기계), 모니터, 작가들이 무대 앞에서 들고 선 종이 등을 통해 가사를 보여 준다”고 말했다.
하지만 가사를 알려줘도 생방송의 경우 틀리게 부르는 가수들도 있다. MBC ‘생방송 음악캠프’, SBS ‘생방송 인기가요20’ , KBS ‘뮤직 플러스’ 등에서 립싱크를 하지않고 라이브로 부를 때 가사를 틀리는 가수를 적지 않게 볼 수 있다.
“객석의 열기와 자신의 노래에 빠지다 보면 가사를 잊어먹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당황하게 돼 다음 가사도 틀리는 경우가 많지요.” 라이브 가수로 이름을 날린 신효범이 ‘열린 음악회’ 무대 뒤에서 한 말이다.
배국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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