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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연 깊이 읽기 출간…'비판적 파수꾼'문학행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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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연 깊이 읽기 출간…'비판적 파수꾼'문학행로

입력
2001.09.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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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시절의 문학체험은 왠지 모르게 부끄러웠으며, 거기에다가 자칫 인생을 걸지도 모른다는 생각에서 끊임없이 도망쳐 버리고 싶었다. 문학은 그러나 나의 운명을 사로잡았고, 그 얼떨떨한 모순에서 나는 지금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문학평론가 김주연(60) 숙명여대 교수는 자전 에세이 ‘문학, 그 영원한 모순과 더불어’에서 “문학인으로서의 나의 삶은 영원한 모순과 더불어 걸어가는 행로”라고 고백했다.

그 고백은 이번에 출간된 ‘김주연 깊이 읽기’(문학과지성사 발행)에서도 반복된다. “문학하는 것이 뭔가 탐탁지 않았으면서도 결국 그 길에 들어설 수밖에 없었던 것은, 글쎄 기독교적 용어를 빌린다면, 이미 예정된 길이었다고나 할까.”

책에 실린 34편의 글은 김주연 비평의 궤적을 좇는 평문들, 동료와 후배들의 인물 소묘 등 다양한 형식으로 이뤄진다.

‘깊이 읽기’는 갑년을 맞는 우리 문단의 대표적 시인 소설가 평론가의 문학세계를 집중 탐구하는 시리즈다.

책을 엮은 성민엽씨는 “김주연의 예리함과 단호함은 높은 수준에서 자아를 세우는 고도의 주관성에 나오는 것”이라고 말한다.

김교수는 그 주관성을 근거로 한국 문학의 현장에서 비판적 파수꾼으로서의 소임을 다해왔다는 게 성씨의 평가이다.

‘김주연 인물론’을 쓴 소설가 김주영씨는 1973년 처음으로 만났던 김교수가 야박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날카로운 사람이었다고 회고한다.

그러나 ‘인간 김주연’을 깊이 알게 되면서 날카로움 뒤의 좀처럼 화내지 않는 온화함을 발견한다.

이 예리함과 온화함이 어우러져 김주연 비평은 ‘신앙과 이성의 조화를 통한 사랑의 미학’(유성호 한국 교원대 교수)을 이루게 된다.

올해 4월 펴낸 평론집 ‘디지털 욕망과 문학의 현혹’에서 김교수는 디지털 시대의 문학과 문화의 타락에 맞서 문학은 고유한 덕성을 발휘해야 한다고 밝혔다.

‘문학의 덕성’에 대한 김교수의 굳은 믿음은 그의 신앙에 바탕을 둔 것이다. 타락한 시대에 문학의 시선은 ‘하나님의 눈물’을 닮을 수밖에 없고, 그 눈물을 통해 감동을 빚어내야 한다고 그는 전한다.

김지영기자

kimj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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