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여행을 다녀오는 학생들인지 비행기안은 난장판이다. 창 밖으로는 폭풍우가 몰아치고 있다. 두 명의 남녀학생이 무리 속에서 빠져 나오고 칼을 든 괴한이 모습을 드러낸다.승객들은모두 살해당하고 한 여학생만이 살아 남았다. 조종실로 도망친 여학생. 살인마가 점점 다가오자 미친 듯이 소리를 질러댄다.
그리고 들려오는 ‘컷’소리.공포 영화답게 처음부터 핏빛 낭자한 살인사건이 펼쳐지나 싶더니, 시시하게도 영화학도들의 촬영장이다.
더위의 끝물을 식혀줄 공포영화치고는 ‘캠퍼스레전드 2’(Urban Legends Final Cut)는 다소 맥이 빠진다.
에이미(제니퍼 모리슨)가 영화학교 졸업작품으로 대학가를 떠도는 괴담을 소재로 한 영화를 만든다.
최고의 졸업작품에 수여되는 히치콕상의 경쟁자인 동료, 출연배우 등 스태프가 하나둘 촬영현장에서 사라진다.
웨스 크레이븐 감독의 ‘스크림’시리즈의 아류쯤 된다. 영화와 현실의 경계가 모호하고 스너프필름(실제 살인장면을 담은영화)같은 끔찍한 요소도 있지만 공포는 밋밋하기만 한다.
‘유주얼 서스펙트’의 편집과 음악을 담당했던 존 오트만의 감독 데뷔작. 할리우드 상업영화라기보다는 졸업작품으로 생각하면 어떨까.
문향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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